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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1차 범시민대행진이 열려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지금 이시간 광주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는 내란옹호세력에 맞서 민주주의 성지이자 최후의 보루인 광주를 지키겠다고 각 지역에서 모인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함께하고 계십니다.”(‘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이미현 활동가)

15일 오후, 응원봉과 깃발을 쥔 채 서울 광화문 앞에 모인 시민 30만명(주최 쪽 추산)에게 같은 시간 광주 금남로에 모인 시민 모습이 중계 영상으로 전해졌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광주와 서울에서 나란히 윤 대통령 파면과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하는 구호가 울렸다.

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11차)’(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시민들은 탄핵 심판 변론을 거듭하며 이어지는 윤 대통령 쪽의 황당한 주장과, 이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민주주의의 보루 광주로까지 번진 현실에 불안을 토로했다. 이날 전국을 돌며 집회를 이어온 극우 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광주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열었다. 이에 맞서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도 광주로 향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1차 범시민대행진이 열려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 집회에서도 12·3 내란 사태 이후 세를 더하는 반민주적 목소리에 대한 우려가 컸다. 직장인 조아무개(35)씨는 “민주의식이 쇠퇴해 버린 상황이 가장 갑갑하고 슬프다. 저들이 부르짖는 국가는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교회개혁실천연대 소속 박정태 목사는 교회가 극우적 목소리의 중심에 선 현실 앞에 “심히 부끄러워 스스로 목사라고 소개조차 못하겠다”고 했다.

탄핵 심판을 거듭할수록 외려 짙어지는 내란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특히 ‘좌파’로 지목된 이들의 체포·구금·사살 등 황당하고 극단적인 계획이 담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메모에, 시민들은 계엄 성공 이후의 사회를 상상하며 경악했다. 집회에 참여한 박종석(55)씨는 “500명을 수거한다, 국민의 해외출국을 막는다는 내용을 보면서 그저 아찔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지현 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노상원 수첩 보도는 충격을 넘어 경악 그 자체”라며 “오직 자신의 권좌를 지키려 군사독재시절 시민들이 피로 세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총칼로 시민을 위협한 이들이 어떻게 용서 받을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1차 범시민대행진이 열려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email protected]

혼란을 더해가는 상황 앞에, 그런데도 시민들은 상식에 바탕한 ‘연대’의 힘을 믿는다고 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각자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광장에 함께 섰던 경험 때문이다. 경기 안산에서 왔다는 시민 정세경씨는 무대에서 “12.3 비상계엄이 현실화되었다면 우리가 지금 웃으면서 이렇게 함께할수 있을까. 우리는 과거에 빚진 사람들이다. 12월3일 이후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자. 끝까지 싸우자”고 말했다.

교대 학생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박정민씨도 “극우세력들도 혐오를 멈추고 갈라치기가 아닌 존중하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우리에게는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할 힘이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공통된 지향점에 대해서도 합의해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서울에서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경복궁을 출발해 안국역을 거쳐 명동까지 행진했다. 원피스 주제곡 ‘우리의 꿈’,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에 맞춰 응원봉이 흔들렸다. 집회 과정 중에 윤대통령 지지자들의 구호가 끼어들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행진을 이끈 사회자는 “탄핵 반대를 외치는 분이 여기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와 뜻이 다르다고 혐오하고 미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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