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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성 단열재 많아 유독가스·인명피해 커져
발화지점 주변 노동자들 ‘참변’
작업자 100여명 대피, 14명 옥상서 헬기로 구조
“불똥 떨어지고 검은 연기 엄청났다”
14일 부산 기장읍 ‘반양트리해운대부산’에서 불이나 사상자 31이 발생했다. 권기정 기자


최고급 별장형 리조트인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에서 불이 나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4일 오전 10시 51분쯤 화재가 발생한 뒤 오후 1시34분쯤 1차 진화됐으나 늦은 오후까지도 리조트 주변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불은 5월 개장을 앞두고 인터리어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곳에서 일어났다. 로비동과 연결된 1층에는 인테리어공사용 자재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인테리어 자재가 불에 붙으면서 유독가스로 발생,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작업자 6명이 숨지고, 27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다쳤다.

반얀트리해운대부산은 지하 3층, 지상 12층짜리 건물 3개동과 작은 건물 16개동 등 모두 19개동의 초대형 건물이다.

건물 3개동 가운데 위치한 B동 1층 수영장 인근에 적재된 단열재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불은 B동과 C동 사이에 있는 로비동으로 번졌다.

한 목격자는 “작업자들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했는데 도저히 꺼지지 않았다”며 “검은 연기가 감당이 안 될 만큼 많이 뿜어져 나와 몸을 피했다”고 말했다.

연기는 건물 지하통로를 타고 주변으로 빠르게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층에서 작업하다 피신한 또다른 목격자는 “검은 연기가 보인다싶더니 갑자기 ‘밖으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반얀트리해운대부산 화재 현장에서 소방본부 측이 현장브리핑을 하고 있다. 권기정 기자


박흥모 부산 기장소방서 구조구급과장은 이날 현장 대응 브리핑에서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검은 연기가 건물 내부에 꽉 차 있는 상태였다”며 “사망자는 화재가 발생한 같은 장소에서 발견됐고, 출입구에 가연물이 많아서 대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 주변에는 수백명이 공사에 참여하고 있었고, 사상자들은 건물 내부에서 작업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직후 100여명이 대피했는데 건물 옥상으로 대피한 14명은 헬기에 의해 구조됐다.

화재 현장에는 소방차 127대, 소방관 352명이 투입돼 이날 오후 4시까지 객실 진화 및 수색작업 등을 벌였다.

부산 반얀트리 신축공사장 화재 현장. 독자 제공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은 2021년 12월 3일 건축허가를 받았으며 2022년 5월 31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내 4만1280㎡ 부지에 착공했으며 지난해 12월19일 준공했다. 시공사는 삼정기업이며, 운영사인 반얀트리 홀딩스는 태국 푸껫을 비롯해 22개국에서 48개 호텔과 리조트, 64개 온천을 운영하는 세계적 기업이다. 국내 법인은 루페티스㈜이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과학수사대를 중심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행정안전부와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 시장은 “공사장 화재로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환자들이 쾌유하고 사망자 유족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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