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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선순위 채권, 7% 할인 매각
분양률 50% 미만에 EOD까지… 손실위기
선순위 대출 대손충당금 부담도 커져
“목표수익률 이미 충족, 올해 초 정상 거래”

더랜드 '더팰리스73'. /더랜드 제공

롯데손해보험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하이엔드 주택 ‘더팰리스73′의 선순위 브리지론 1000억원을 매각했다. 선순위 대출은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성이 확보돼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고 안전한 대출이다. 그럼에도 롯데손보가 매각을 결정한 데는 금융 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정책으로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더팰리스73 개발사업의 선순위 브리지론 대출금을 7% 할인한 금액으로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원금에서 손해를 보고 판 것이다. 롯데손보는 더팰리스73의 주요 선순위 대주단으로 이 사업에 가장 많은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더팰리스73 개발사업은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에 고급 주거 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지하 4층~지상 35층 2개동, 아파트 58세대와 오피스텔 15실 등 총 73세대의 고급 주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금융권에서 일으킨 브리지론만 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최고 분양가가 500억원에 달한다.

대주단은 총 4번의 브리지론 만기를 연장했지만 결국 본 PF 전환에 실패했다. 분양률이 50%를 밑돌면서 ‘부실 우려’ 사업장으로 분류됐고, 시행사가 4000억원이 넘는 대출 원금을 갚지 못해 지난해 8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면서 롯데손보 등 대주단이 손실 위기에 처하게 된 바 있다.

이런 배경이 롯데손보가 선순위 브리지론을 매각한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선순위 브리지론은 토지 담보 대출에 가까워 공매가 진행되더라도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높은데, 원금을 손해보고 판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순위 대출의 대손충당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대손충당금에 대한 금융사들의 부담이 커졌고, 장부상 건전성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매각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 사옥

지난해 금융 당국이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해 연착륙 정책을 시행하면서 금융사들의 대손충당금 부담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영향이다. 금융 당국 정책으로 금융사들이 부실 PF 사업장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게 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것이다.

롯데손보의 지급여력(킥스)비율이 하락한 점도 브리지론 매각의 이유 중 하나다. 건전성 지표인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브리지론과 같은 부동산 PF를 매각하면 분모인 요구자본이 줄어 킥스비율이 올라간다. 롯데손보 킥스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9.8%로, 전년 말(213.2%)보다 53%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손해보험사 중 롯데손보보다 킥스비율이 낮은 곳은 부실 금융사로 지정된 MG손해보험 뿐이다.

더구나 지난해 11월 금융 당국이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롯데손보의 킥스비율이 금융 당국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롯데손보는 해지율 가정을 다른 보험사보다 높게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 당국 가이드라인대로 해지율을 낮춰 잡으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더 쌓아둬야 하고, 보험 부채가 늘면서 킥스비율이 내려갈 수 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해당 투자건은 목표수익률이 이미 충족돼 손실요소가 전혀 없이 매각이 진행됐다”며 “지난해부터 상당 기간 매수자와 논의를 진행해, 올해 초 들어서 정상적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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