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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 단체 ‘클라이밋 센트럴’ 연구 결과
서아프리카서 고온과 강우 패턴 변화로 수확량 급감

최근 기후변화로 카카오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초콜릿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pixabay


가까운 미래의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 대신 다른 선물을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랑을 전하는 대표적인 선물인 초콜릿이 점점 더 값비싼 사치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기후 변화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가 기후 변화로 심각한 타격을 받으며 생산량이 줄고, 이에 따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코코아 선물(5월 인도분) 가격은 t당 1만131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이맘때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일시적인 수요 증가가 아니라 기후 변화를 꼽는다.

초콜릿은 카카오나무 씨앗인 코코아 콩으로 만든다. 카카오나무는 적도 북위 또는 남위 10도 이내의 특정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하다. 카카오가 잘 자라는 적정 온도는 섭씨 32도 이하로, 전 세계 카카오 공급량의 70%를 생산하는 서아프리카에서는 주 수확기인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보조 수확기인 5월부터 8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를 수확한다. 개화 후 5~6개월에 걸쳐 익은 카카오 열매를 손으로 직접 수확한 뒤 발표와 건조 과정을 거쳐 초콜릿의 풍미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서아프리카의 온도가 카카오가 잘 자라는 적정 온도를 넘어서는 날이 늘고 있다. 비영리 연구 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세계 4대 카카오 생산지인 카메룬과 코트디부아르, 가나, 나이지리아의 44개 카카오 재배 지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약 3분의 2 지역에서 연간 이상 고온 일이 6주 이상 늘었고, 약 3분의 1 지역에서는 8주 이상 늘었다.

기후 변화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카카오 재배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두 지역은 세계 카카오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두 나라 모두 기후 변화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일일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는 날이 연간 약 40일 늘었다. 카메룬과 나이지리아는 매년 평균 각각 18일, 14일 더 길어졌다. 너무 더운 날이 많아지면 광합성이 원활하지 않아 꽃이 시들거나 열매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카카오나무는 안정적인 기온과 함께 강수량도 매우 중요한 작물이다. 연간 1500~2000㎜의 강수량이 필요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건기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강수 패턴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코트디부아르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보다 40% 많은 비가 내려 농경지가 침수되고 작물이 손상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강수량이 크게 줄어 광합성이 방해받고, 꽃과 카카오 콩이 덜 자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은 “기온과 강수량의 변화 외에도 불법 채굴과 밀수, 바이러스 확산 등이 카카오 생산에 악영향을 미쳐 초콜릿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카카오나무 사이에 키가 큰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거나, 토양을 건강하고 비옥하게 유지해 수분을 보존하는 능력을 높일 수도 있으나, 효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 봤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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