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서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13일(현지시간) 상호 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무역과 관련해 저는 공정함이란 목적을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미국은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부과하는 만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상대국의 관세 장벽과 비관세 장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관세율을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각 국가별로 일대일로 다룰 것”이라며 국가별 협상 과정을 거쳐 차등화된 관세율을 적용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정책이 무역 공정성을 회복하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평평한 경쟁의 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非)금전적 또는 비관세 장벽이라고 부르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호 관세를 각 국가의 관세와 비(非)관세 장벽 등 미국의 무역적자를 키우는 모든 요인을 따져 맞춤형으로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이 당국자는 “(교역) 상대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세금 또는 역외의 세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또 “관세 장벽, 비관세 장벽, 보조금과 부담스러운 규제 요건을 포함해 불공정하거나 해로운 조처, 정책이나 관행 때문에 미국 기업과 노동자, 소비자에 초래하는 비용도 평가 대상”이라고 했다. 아울러 자국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환율 정책,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기타 관행도 상호 관세 결정의 고려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만큼 대부분의 상품에 관세가 철폐된 상태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무차별 상호 관세 조치로 한국도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멕시코ㆍ캐나다에 대해서는 25%의 관세 부과를 30일간 유예하고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의 개막을 알렸다. 이어 10일에는 외국산 모든 철강ㆍ알루미늄에 대해 ‘예외ㆍ면제 없는’ 관세 25%를 내달 12일부터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전선을 확대해 왔다. 자동차ㆍ반도체ㆍ의약품 등에 대한 일괄적 관세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