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불신 이어간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통령국민변호인단 출범식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인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출범식에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민주당의 지시를 받는 모습”이라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도 자신을 반대하는 이들을 “전체주의적 이권 카르텔”로 표현하는 등 지지자를 격앙시키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1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출범식을 열고 “패악질을 일삼는 국회의 진실을 밝히고 알려나갈 것”이라며 “대통령을 지키고 자유대한민국을 변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전한길씨와 유튜버 그라운드시(C) 등이 대표 연사로 무대에 섰다.
전한길씨는 이날도 입법부와 사법부가 야당에 장악됐다는 논리를 펴며, 헌법재판소에 대해서도 격한 경고 메시지를 이어갔다. 전씨는 “현재 민주당이 입법부를 장악해 탄핵을 거듭하며 행정부까지 마비시켰다. 그뿐 아니라 공수처, 서울서부지법, 헌재 판사까지 모두 장악돼, 사법부마저 민주당의 지시받는듯한 모습”이라며 “만약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헌재에서 (윤 대통령을) 탄핵시킨다면 반드시 헌재는 역사 속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씨는 문형배, 이미선, 정정미, 정계선 헌법재판관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언급하며 ‘을사오적’에 비유하기도 했다.
13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다. 정봉비 기자
전씨는 앞서 지난 1일 부산역에서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도 “헌재를 휩쓸 것”이라는 발언으로 시민단체에 내란 선동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날 국민변호인단 출범식에선 윤 대통령의 메시지도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사회자를 통해 전한 메시지에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반듯하게 세우고 자유와 법치를 외면하는 전체주의적 이권 카르텔 세력과 싸워 국민들에게 주권을 되찾아 드리겠다고 약속한만큼 저 개인은 어떻게 되더라도 아무런 후회가 없다”고 했다. 시민 자유와 민주주의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계엄을 선포한 12·3 내란사태와 이후 적법절차에 대한 지속적인 거부를 ‘전체주의적 이권 카르텔과의 싸움’으로 표현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주권자인 국민여러분께서 확고한 권리와 책임의식 가지고 이를 지키려 노력한다면 이 나라의 미래는 밝고 희망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변호인단은 윤 대통령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 주도로 지난 3일부터 누리집 등에서 가입 신청을 받았다. 국민변호인단 쪽은 이날 오후 기준 가입자 수가 15만6천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