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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가필 과정 거쳐 신뢰 못해”
李 등 체포 관련 보고 사실은 인정
尹, 洪 통화 설명하며 “술 마셨더라”
조태용(앞줄 오른쪽)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조 원장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조 명단’을 전해 들었다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증언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제공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은 13일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작성했다는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에 대해 가필 과정을 거쳐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조계에선 체포 명단의 존재는 조지호 경찰청장 등 복수의 관계자들 진술로 확인된 만큼 실체를 부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원장은 이날 오전 헌재에 나와 ‘홍 전 차장 메모’에 대해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당 보좌관에게 확인한 내용 등을 근거로 홍 전 차장이 작성한 메모가 ‘본인이 쓴 것’, ‘보좌관이 다시 쓴 것’ 등 4종류라고 주장했다. 또 홍 전 차장의 메모 작성 장소 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조 원장은 비상계엄 당일 오후 11시30분 열린 국정원 회의 이후 홍 전 차장의 보고 내용에 대해 “방첩사령관과의 통화나, 명단을 받았다든지 이런 얘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홍 전 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전화로 방첩사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고, 오늘 밤 이재명·한동훈 등을 잡으러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보고한 사실은 인정했다. 조 원장은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계엄선포 직후 관련자들의 행적 등을 언급하며 조 원장에게 약 30분간 질문을 던졌다. 김 재판관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조 청장에게 ‘김동현’ 이름을 언급하며 “이재명 무죄 선고한 판사”라고 한 점, 여 전 사령관이 오후 10시 30~40분쯤 조 청장과의 두 번째 통화에서 급하게 “한동훈 추가입니다”라고 했다는 점, 이후 홍 전 차장이 여 전 사령관과의 통화에서 정치인 등 명단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점 등을 나열했다. 이어 “시간대별로 놓고 보면 홍 전 차장이 증인에게 그렇게 한가하게 얘기했을 거 같지 않다”며 “정말로 증인이 듣고 나서도 그냥 ‘내일 얘기합시다’ 할 정도로밖에 (홍 전 차장이) 얘기 안 했느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조 원장은 “기억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의 진술 및 메모의 신빙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체포조 운용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홍장원 메모’뿐만 아니라 복수의 관계자 증언과 물증을 종합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헌재에 출석해 “특정 명단에 대한 위치를 알 방법이 없어 조 청장에게 위치 추적을 부탁했다”고 인정했다. 또 홍 전 차장 메모에 적힌 ‘1조, 2조 축차 검거 후 방첩사 구금시설에 감금 조사’라는 내용은 방첩사 간부들이 받았다는 지시와 일치한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 측이 체포조 운용이라는 사안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지엽적 부분을 부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헌재 헌법연구부장 출신 김승대 전 부산대 로스쿨 교수는 “메모를 어떻게 적었고, 몇 개 있고 하는 것은 비상계엄이라는 전체적 사태의 맥락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전체 맥락에서 무엇이 신빙성이 있는지는 헌재가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헌재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조 원장이 대통령 지시를 받은 것도 아닌데 메모에 대해 본인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직후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상황을 설명하며 “저도 반주를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딱 보니까 (홍 전 차장이) 술을 마셨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을 잘 챙겨라, 전화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고 끊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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