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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애플과 엔비디아 등의 주식을 팔고, 팔란티어 등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기존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AI 비용 하락 등으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소프트웨어 기업 지분을 높였다.
차준홍 기자
12일 국민연금공단의 ‘13F 보고서(Form 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애플 주식 78만9000주, 엔비디아 주식 119만6000주, 마이크로소프트 10만9000주 등을 매도했다.13F는 미국 자산을 1억 달러(약 1400억원) 이상 운용하는 기관들이 분기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투자보고서다. 국민연금의 매도액은 4분기 말 종가 기준으로 애플 1억9747만 달러, 엔비디아 1억6065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4602만 달러 등이다. 국민연금은 빅테크 집단인 ‘M7(매그니피센트7)’ 중 유일하게 아마존을 16만3000주(3583만 달러) 매수했다.

국민연금은 이번 M7 주식 매도로 상당 규모의 매매 차익을 얻은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정보 사이트인 웨일위즈돔이 추산한 평균 매수가를 기준으로, 애플과 엔비디아로만 각각 1억3000만 달러(약 1889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국민연금이 아마존을 제외한 M7 주식을 팔아 거둔 차익은 총 3억7600만 달러, 약 5462억원이다.
김영옥 기자
최근 월가에서는 M7의 성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투자로 자본 지출은 급격히 늘어났는데, 매출은 그만큼 증가하지 못해서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샬렛 최고투자책임자는 “M7의 AI 관련 자본 지출과 시장 점유율 경쟁으로 기업 이익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4분기 새로 사들인 종목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31만4000주(3억2200만 달러),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 303만4000주(2억1919만 달러) 등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AI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를 크게 늘렸다. 이 중 AI 활용 데이터분석 플랫폼 기업인 팔란티어를 추가로 194만주(약 1억4698만 달러) 늘렸다. 팔란티어는 가파른 매출성장세를 보이며, 주가가 지난해 말 75.6달러에서 이달 11일 112.6달러까지 올랐다. 국민연금은 페어아이작(8000만 달러), 트레이드데스크(7583만 달러) 등도 추가 매수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이용 비용 하락으로 반도체 같은 AI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로봇 등 AI 활용 분야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이런 시장 전환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국민연금은 트럼프 수혜주 분류되는 천연가스 업체에도 투자했다. 국민연금은 4분기 중 천연가스를 수송·저장하는 미드스트림 업체인 원오케이49만주(5009만 달러), 킨더모건 163만주(4478만 달러), 윌리엄스컴퍼니 32만주(1777만 달러) 등을 사들였다. 미드스트림 업체는 천연가스 가격 변동보다 물량 증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의 천연가스는 AI발 전력수요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증가 등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미국 등 해외주식 수익률은 29.72%으로, 국내주식 수익률(-4.94%)을 훨씬 상회했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평가액은 420조4920억원으로, 국내 주식 평가액(140조6510억원)의 3배 수준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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