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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사회·성장’ 동시 주장 혼란
당 일각 “신뢰·진정성 의심 우려”
“李, 과제 중심 정치인 이념 초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경기 화성시 팔탄면 아비만엔지니어링에서 열린 경영악화 수출기업 애로청취 현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책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었다 왼쪽으로 돌리길 반복하고 있다. 조기 대선 길목에서 복지·분배 정책인 ‘기본사회’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외치자 정치권에서는 탈이념적 유연함이라는 평가와 오락가락 행보라는 비판이 교차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11일 통화에서 “최근 기본사회나 노동시간 정책을 놓고 이 대표가 돌변한 게 아니냐는 당 안팎의 오해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기본사회를 지향하는 가운데 성장과 회복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본사회 의제와 노동시간 단축 이슈를 다시 제시해 ‘도로 좌클릭’이라는 뒷말을 낳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의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사회 재검토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이날 “흑백논리에 익숙하다 보면 빨강이나 회색이 있는지 잊게 된다”며 “(반도체특별법에) 주52시간제 예외를 검토하는 것은 노동시간 단축, 주4일제 추진과 얼마든지 양립 가능하다”는 입장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우향우냐 좌향좌냐 등의 이분법적 접근을 비판하면서 거듭 실용주의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기본사회로 뜬 이 대표가 성장 담론을 꺼냈다가 다시 분배를 얘기하니 많은 국민이 반신반의한다”며 “대표의 신뢰도 문제는 당 지지율 정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둔 중도 외연 확장 차원의 전략이겠지만 과잉 액션이 나오면 신뢰성에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이 대표가 ‘일관성 부재’라는 비판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왼쪽, 오른쪽 깜빡이를 다 켜면 뒤차 입장에선 비상등을 켠 것으로 인식하지 않겠느냐”며 “조기 대선이 사실상 가시화되는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비전인 기본사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유의 유연함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비등하다. 이 대표도 이날 김어준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성장은 수단이고, 기본사회는 목표”라며 “수단과 목표 둘 다 필요한데, ‘이 목표를 버리고, 저 수단을 택했다’며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에겐 애초 좌우 이념이 중요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의원은 “이 대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 중심형’ 정치인”이라며 “경기지사 시절 불법 계곡 영업 문제를 추진력 있게 해결한 것처럼 문제가 있으면 가서 고치고 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이나 접근법이 이념적인 방식보다는 먹고사는 문제, 민생의 문제로 접근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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