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투자자 컨소시엄이 챗GPT 개발사 오픈AI를 통제하는 비영리 법인을 974억달러(약 141조원)에 인수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 CEO 측 법률 대리인인 마크 토버로프 변호사는 이날 오픈AI에 인수 제안서를 보냈다. 2015년 비영리 기관으로 출발한 오픈AI는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비영리 법인이 수익 창출을 담당하는 영리 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다.
머스크 CEO는 인수 제안서에서 “이제 오픈AI가 한때 그랬던 것처럼 오픈소스와 안전성에 중점을 둔 선한 영향력으로 돌아갈 때”라고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X(옛 트위터)에 즉각 인수 제안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올트먼 CEO는 “사양하겠다. 원한다면 저희가 트위터를 97억4000만달러(약 14조1000억원)에 사겠다”고 응수했다.
머스크의 오픈AI 제안 가격보다 10분의 1 가격에 머스크 소유 기업을 사겠다고 비꼰 것이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440억달러에 인수했다. 머스크는 올트먼의 X 글에 “사기꾼”이라고 답글을 달았다.
머스크와 올트먼은 오랜 악연으로 유명하다. 머스크는 올트먼과 함께 오픈AI 설립에 참여했다가 2018년 오픈AI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이후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자 이 AI 챗봇이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비난하며 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올트먼 등 오픈AI 창립자들이 인류를 위한 AI를 개발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영리를 추구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오픈AI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미국 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도 개발 중이다. AI 단말기, 로봇 등 하드웨어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픈AI가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최대 400억달러를 유치하기 위해 협상 중이며, 성사될 경우 회사 가치가 3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