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캡처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어머니는 딸이 생전 선배에게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을 앓았다고 털어놨다.
6일 디스패치에 따르면 오요안나 어머니는 "(딸에게서) 3년 동안 끊임없이 (선배 기상캐스터) A씨 이름을 들었다"며 "안나의 주검 앞에서 그 사람의 이름이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인 오요안나 외삼촌은 그가 MBC 입사 후 4개월 만에 A씨가 진행하는 방송을 대신 맡은 것이 발단이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가 2번 방송을 펑크 내면서 오요안나가 대신 투입됐는데, 그에게는 결국 독이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몇 달 후 자신을 발탁한 팀장이 자리를 옮긴 뒤 딸로부터 'A가 너무 힘들게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오요안나는 이후 어머니의 권유에 따라 정신과를 찾았다. 오요안나 어머니는 "A씨 때문에 힘들다고 하니까, 잠도 못 자겠다고 하니까 병원에 가보라 했다"며 "(딸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오요안나 정신과 상담 기록에는 '회사 가면 위축되는 느낌' '회사에서 느끼는 억울함'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회사 생활' 등이 적혀 있었다.
오요안나는 당시 오전 6시 방송을 위해 새벽에 출근해야 해서 수면제에 의지했다고 한다. 그래도 잠이 들지 못하면 술을 마셨고, 결국 알람을 듣지 못해 방송을 퍼크내거나 지각하는 일이 생기면서 방송에서 하차했다.
오요안나 어머니는 "(딸이)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안 오니까 청하를 같이 마셨다고 한다"며 "정말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한 거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또 딸이 생전에 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며 '쓰리잡'까지 뛰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기상캐스터를 하면서 헬스클럽 코치, 글쓰기 알바, 식당 설거지 알바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며 "왜 그렇게 몸을 혹사시키냐고 물었더니 '바쁘게 움직이면 수면제나 술에 의지하지 않고 잘 수 있으니까. 나 방송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요안나 어머니는 MBC가 진상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선 "제대로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가 없다. 그런다고 내 딸이 돌아오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상캐스터들이 잘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도 프리랜서니까"라며 "그냥 잘못이 있다고 느낀다면 사과했으면 좋겠다. MBC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