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연루 의혹’ 박현수 승진으로 일신 가능할까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권도현 기자
박현수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치안감)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첫 경찰 승진 인사다. 계엄 당시 국회의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체포조 지원 지시 등으로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 등이 구속 기소되며 사실상 지휘부가 무너진 것을 다시 일신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박 국장을 치안정감으로, 조정래(경찰청 치안정보국)·남제현(국정상황실)·박종섭(국무조정실) 경무관을 치안감으로 승진 내정했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이다. 경찰청 차장,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6개 자리가 있다. 치안감은 이외의 지역 경찰청장이나 경찰청 국장 등을 맡는다.
박 국장은 경찰대(10기)를 졸업했고, 지난해 치안정보국장에서 행안부 경찰국장으로 이동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경찰 측을 대표해 파견된 후 2023년 1월 경무관으로 승진해 국정상황실에 파견됐다. 2023년 10월에는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치안정보국장으로 발령됐고 지난해 6월 행안부 경찰국장으로 전보됐다.
박 국장은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구속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서울경찰청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자치경찰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해 실제 임명은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장은 현재 김 전 청장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구속 기소되면서 공석인 상태다.
다만 박 국장은 계엄 당시 경찰청 경비국장과 서울 영등포경찰서장 등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국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임정주 경찰청 경비국장과 강상문 영등포서장과 계엄 당시 전화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각각 계엄 당시 국회 전면 통제, 정치인 체포조 지원 의혹에 연루된 경찰 인사들이다. 박 국장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조 청장 등과도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져 계엄 실행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