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긴급진단 | 민주주의 위협하는 한국의 극우
③인터뷰 | 강성현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교수
지난 19일 새벽 3시에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뒤 이날 오전 윤 대통령 과격 지지자들에 의해 부서진 서부지법 모습. 정용일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1월19일 새벽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대규모 극우 시위대가 난입해 일으킨 소요 사태는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댓글난을 통해 극단적 정치 언어와 음모론을 공유해온 이들이, 광장에 모여 집단 의사를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 법치의 보루인 사법부 청사에 난입해 파괴와 폭력을 저지르는 공포스러운 군중(폭도)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국내외 극우 정치운동과 한국의 극우 개신교를 각각 연구해온 전문가 세명에게서 한국 극우의 변화 양상과 정치사회적 해법에 대해 들어봤다.
강성현 성공회대(사회학) 교수

“지금은 ‘언어의 내란’ 상태다. 폭동행위자들이 ‘저항권’, ‘방어권’ 같은 약자들의 언어를 오염시키고 탈맥락적으로 전유하고 있다. 양비론으로 혼동을 부추겨선 안 된다.”

뉴라이트와 한·일 극우 세력들을 연구해온 강성현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사회학) 교수는 20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극우 집단의 ‘언란’을 경계하고 차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한 이들에 대해 “극우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이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 집단행동에 나섰고 이제 폭동행위자로 전환된 것”이라며 “과거 뉴라이트가 올드라이트, 전향자, 기독교 우파들의 네트워크 집단이었던 것처럼 이들 역시 다양한 이들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교수가 이들을 움직이는 동력으로 꼽은 것은 돈(유튜브 후원금)과 확증편향, 반지성주의다. “어마어마한 후원금에서 강한 동기를 부여받은 극우 유튜버와 이들의 추종자들이 궤변과 왜곡된 사실을 내면화하고 자기 확신에 빠지게 됐는데, 그 뒤틀린 자기 확신이 윤석열이란 인물로 표출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여기에 법원의 정당성을 흔들고 ‘경찰 과잉 진압, 체포가 문제다’라는 식의 일부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논리가 더해지며 극단주의적 사고가 폭력으로 연결됐다고 했다.

강 교수가 줄곧 강조한 것은 “극우의 언어를 공론장에서 양비론으로 다루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극우적 발언의 맥락과 배경을 계속 드러내며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이 합리적 판단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폭동을 벌이는 자들은 뉴라이트나 일본 극우가 하는 식으로 팩트와 상관없는 왜곡된 사실을 그냥 우긴다. 우기다 보면 양비론이 팽배해지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들이 왜 저러는지 배경이나 맥락을 드러내면서 우리 사회가 토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지금 상황이 내전의 양상으로 고착화돼 혐오·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쪽이 ‘인권’과 ‘방어권’을 거론하는데, 이런 약자의 언어들이 지금 같은 식으로 오용되면 안 된다는 걸 지속해서 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 촉구 집회에 등장한 ‘응원봉의 언어’에 희망을 걸었다. 강 교수는 “각자의 자리에 있던 다양한 세대와 직업을 가진 이들이 응원봉을 들고 모였다. 정치적 언어가 삶의 현장으로 확산된 응원봉의 언어야말로 가장 힘 있는 저항의 언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2009 테슬라만 웃었다…현대차 '아이오닉5·9·GV70' 美보조금 제외 [biz-플러스] 랭크뉴스 2025.01.21
32008 한국부자 금과 예술품, 미국부자 사모펀드와 가상화폐 샀다[2025 부자의 투자 노트⑥] 랭크뉴스 2025.01.21
32007 “헌법 수호 맹세한다…하나님 나를 도우소서” 트럼프의 취임 순간 랭크뉴스 2025.01.21
32006 계엄 지시문건을 ‘쪽지’라 뭉갠 최상목…‘내란특검’ 필요성 키웠다 랭크뉴스 2025.01.21
32005 윤 대통령 퇴진 찬성 시위대, 경찰들과 와플 나눔 랭크뉴스 2025.01.21
32004 장관 후보들보다 앞자리···트럼프 2기의 빅테크 ‘상징적 장면’ 랭크뉴스 2025.01.21
32003 윤 대통령, 탄핵심판 출석‥이 시각 헌법재판소 랭크뉴스 2025.01.21
32002 "'부정선거론', 개표장 투어 한 번이면 해결... 조작 불가능" 랭크뉴스 2025.01.21
32001 김포서 차량 10대 '묻지마' 파손한 50대 체포…경찰차도 피해 랭크뉴스 2025.01.21
32000 세계 부자, 선호 도시 1위는 뉴욕 [2025 부자의 투자 노트⑤] 랭크뉴스 2025.01.21
31999 [속보] 트럼프,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 서명 랭크뉴스 2025.01.21
» »»»»» 왜곡된 사실 그냥 우기기…양비론으로 다루면 안 돼 랭크뉴스 2025.01.21
31997 윤석열 쪽 “대통령, 21일부터 헌재 모든 변론기일 출석” 랭크뉴스 2025.01.21
31996 [속보] '尹 탄핵심판 출석' 헌재 앞 경계 강화…64개 부대 배치·차벽 설치 랭크뉴스 2025.01.21
31995 중국 고가도로에 쏟아진 거대 ‘불 폭포’ [잇슈 SNS] 랭크뉴스 2025.01.21
31994 영국 외무장관이 말하는 손흥민과 외교의 상관관계…“소프트파워 당연시 안돼” 랭크뉴스 2025.01.21
31993 “일당 5만 원”·“시급 1만 30원”…집회 알바 논란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1.21
31992 윤 대통령, 체포 전 경호처에 "총 쏠 수 없나" 랭크뉴스 2025.01.21
31991 오늘 尹대통령 탄핵심판 직접 출석…12·3 비상계엄 육성변론 랭크뉴스 2025.01.21
31990 트럼프, 취임선서 성경 위 아닌 아래에 손···관례 깨졌나? 랭크뉴스 2025.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