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성경·모친 선물한 성경으로 취임 선서
성경 위 아닌 아래에 손 둔 모습 포착
성경 위 아닌 아래에 손 둔 모습 포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미국 국회의사당 로툰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성경과 어머니로부터 받은 개인 성경을 함께 사용해 취임 선서를 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전통적으로 왼손을 성경에 얹고, 오른손을 들어 대법원장 앞에서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내 능력의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고, 보호할 것을 맹세한다”고 선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두 권의 성경을 받쳐든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옆에서 오른손을 들어 취임 선서를 진행했다.
이번에 사용된 성경은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1861년 3월 4일, 미국 제16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선서에 사용했던 링컨 성경과 트럼프 대통령이 1953년 교회학교를 졸업할 때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개인 성경이다.
링컨 대통령의 성경은 1861년 취임식 이후, 2009년과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두 차례 취임식, 그리고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취임식에서 사용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성경은 그의 이름이 앞표지 하단에 새겨져 있으며, 안쪽 표지에는 어머니가 선물한 시기가 기록되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년 전 첫 번째 취임식에서도 링컨 성경 위에 자신의 개인 성경을 포개어 놓고 그 위에 손을 얹고 선서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취임 선서 장면을 촬영한 사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왼손이 성경 위가 아닌, 성경 아래쪽으로 내려가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언론은 이같은 장면에 주목했다.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선서를 시작했지만,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두 권의 성경을 들어올리기도 전에 (선서를) 시작했으며, 선서 중 어느 순간에 성경 위에 손을 올렸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ABC 방송은 “대통령이 선서할 때 반드시 성경 위에 손을 올려야 한다는 법적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헌법 제6조 3항에 따르면, 의회 의원, 주의회 의원, 그리고 연방 및 주 정부의 행정부·사법부 공직자들은 헌법을 지지할 것을 선서 또는 확약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이어서 “어떠한 종교적 시험(religious Test)도 미국 내 공직이나 공적 신뢰를 받는 직책을 맡기 위한 자격 요건으로 요구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