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만 국립대서 ‘만약 TSMC가 없다면’ 주제로 강연
“전문적 분업·규모의 경제·고품질 생산이 장기 성공 비결”

웨이저자 TSMC 회장이 지난해 11월 대만 테크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TSMC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요? 딤섬 전문점 ‘딘타이펑’이 잘된 까닭과 똑같습니다.”

지난 16일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날 저녁 대만 국립대에서 열린 웨이저자 TSMC 회장의 강연을 들은 학생들의 후기가 올라왔다. 웨이 회장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TSMC의 성공 비결과 미국 공장 설립 과정의 어려움을 대학생·대학원생들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은 “회사의 차별적인 경쟁력과 나아갈 방향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리더가 인상적이었다”며 “TSMC가 뿌리를 둔 대만에서 공부하고 있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이날 ‘만약 TSMC가 없다면’을 주제로 무대에 선 웨이 회장은 TSMC의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며 대만 딤섬 전문점 ‘딘타이펑’을 비유로 들었다. 딘타이펑은 외식업에 속하고 TSMC는 첨단 기술 기업이지만, 두 회사 모두 ‘전문적 분업’ ‘규모의 경제’ 고품질 생산’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웨이 회장은 “전문적 분업을 통해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표준화·규모화·고품질 생산으로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 장기적인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웨이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딘타이펑의 주력 딤섬 메뉴인 샤오룽바오를 제대로 만들려면 전문성과 집중력이 필요한데, 딘타이펑은 다양한 외식 분야에 손대는 대신 특정 제품에만 집중해 재료 선택부터 제조까지 엄격한 기준을 유지한다. TSMC도 반도체 산업에서 고객사의 설계를 고품질 칩으로 구현하는 데에만 전념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TSMC가 없어지면 물론 경쟁사들이 처음엔 기뻐하겠지만 오래 가지 못할 거다”라며 “우리가 없으면 당장 2026년 이후엔 모든 자율주행 기술이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웨이 회장은 TSMC의 첫 미국 공장 설립 소회도 밝혔다. “애리조나에 공장을 지으면서 정말 눈물 콧물 흘리며 온갖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는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내 기반 시설 및 법적 규제의 부재, 느린 행정 처리 속도 등 문제점을 오목조목 지적했다. TSMC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 팹을 짓고 이달부터 칩 양산을 시작했다.

웨이 회장은 “우리는 미국이 큰 나라이므로 공장을 짓는 게 쉬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애리조나 현지인들은 생산라인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다”며 “인텔 공장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그 기술은 10년 전 것이라 결국 건설 노동자의 절반을 텍사스에서 데려와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지 규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도 과도한 비용과 시간이 들었다고 밝혔다. 웨이 회장은 “반도체 공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명확한 법적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미 정부는 ‘TSMC가 비용을 부담해 전문가를 고용한 뒤 필요한 규정을 먼저 만들고 승인받으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이에 TSMC는 약 3500만달러(약 450억원)를 들여 1만8000개 이상의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대만에서는 기술 개발 상황에 따라 생산라인 설계를 즉각 변경할 수 있어 2년 반 만에 라인을 구축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변동사항이 생길 때마다 설계를 완전히 다시 그려 승인을 받아야 해 일정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웨이 회장은 TSMC의 최첨단 기술을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TSMC 생산라인을 빠르게 복제하면 단 2년 반이면 되지만, 이는 토지, 물, 전기, 인재 등의 조건이 모두 갖춰졌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앞선 파운드리 상용 기술인) 3나노 생산라인을 대만 밖으로 옮기려 한다면, 위 모든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5168 [단독] 방사선 피폭 33배↑…어린이에 ‘CT 남발’ 의료기관 22곳 랭크뉴스 2025.01.18
35167 76인의 포로와 생포 북한군…그들은 한국에 올 수 있을까 [뒷北뉴스] 랭크뉴스 2025.01.18
35166 尹 구속 여부 담당할 차은경 부장판사는 누구? 랭크뉴스 2025.01.18
35165 [위클리 건강] "모발 좀 없으면 어때?"…낙인·약값에 두번 우는 탈모인 랭크뉴스 2025.01.18
35164 '산업용 로봇의 역습'…2020년부터 전국 로봇사고 사망자만 10명 랭크뉴스 2025.01.18
35163 뉴욕증시 상승… 트럼프 2기 기대감에 매수세 확산 랭크뉴스 2025.01.18
35162 윤 대통령 구속영장 심사 출석 여부 오전 중 발표 랭크뉴스 2025.01.18
35161 [차이나 공습 2.0] "100만원 넘어도 산다"…한국 안방 휘젓는 중국 프리미엄 가전 랭크뉴스 2025.01.18
35160 트럼프 취임식, 북극한파에 실내행사로…레이건 이후 40년만(종합) 랭크뉴스 2025.01.18
35159 트럼프·시진핑 전화 통화…“문제 해결 기대”·“상호 존중” 랭크뉴스 2025.01.18
35158 [단독] 서울대 의대생 23% "복귀 찬성"…복학 각자 결정키로 랭크뉴스 2025.01.18
35157 7시간 ‘끝장 협상’ 결렬…특검법 수정안, 야당 주도 본회의 통과 랭크뉴스 2025.01.18
» »»»»» “TSMC와 딤섬집 딘타이펑의 공통점은?”… 웨이저자 회장이 대학생들에 전한 이야기는 랭크뉴스 2025.01.18
35155 '건당 60만원 간병인 모집' 여성 유인·납치한 20대 구속송치 랭크뉴스 2025.01.18
35154 尹 구속여부 가를 쟁점은…"대통령 통치행위"vs"국헌문란 내란" 랭크뉴스 2025.01.18
35153 尹 운명 쥔 차은경 판사…'이재명 측근' 정진상 구속적부심 기각 랭크뉴스 2025.01.18
35152 매장으로 차량이 “쾅쾅”…6시간 뒤 나타난 차주의 황당 해명 뭐길래? 랭크뉴스 2025.01.18
35151 [이달의 스포츠 핫 피플] 올림픽 金→IOC 선수위원→체육대통령... 유승민의 대반전 드라마 랭크뉴스 2025.01.18
35150 "명령에 따랐다"... 대통령 불법계엄 왜 거부하지 못했을까 [책과 세상] 랭크뉴스 2025.01.18
35149 영장심사 불출석 尹 “뜨거운 애국심 감사” 지지자 결집 촉구 랭크뉴스 2025.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