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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장관 “북이 발끈하라고 밑밥 까나” 비판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북한의 우리 총선 개입 시도 관련 통일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2일 “북한은 우리 선거 일정을 앞두고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의 관영 매체를 통해 대통령을 모략·폄훼하며, 국내 일각의 반정부 시위를 과장해 보도하고, 우리 사회 내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구병삼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우리 총선 개입 시도 관련 통일부 입장’을 발표하며 이렇게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의 이러한 시도는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을 훼손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북한발 가짜뉴스와 선전·선동이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통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노동신문 등을 보면 우리 총선을 ‘심판의 날’로 규정하고 반정부 여론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며, △“대통령 모략·폄훼” △“정권 심판론 날조” △“전쟁 위기 조장” △“우리 사회 내 분열 조장” △“독재 이미지 조작” 시도 등을 구체적 이유로 들었다.

북한이 4·10 총선에 개입 시도한다는 통일부의 발표는, “북한 정권은 총선을 앞두고 우리 사회를 흔들려 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발언과도 연결된 주무부처 차원의 대북 대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통일부가 총선 여드레 앞, 사전투표(5~6일) 사흘 앞에 선례를 찾기 어려운 이례적 대북 공식 ‘입장’을 발표한 걸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첫째, 북한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일반 국민이 볼 수조차 없는데 이런 매체를 통해 북쪽이 남쪽 총선에 개입하려한다는 게 상식에 부합하냐는 반문이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포함한 북한 누리집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경찰청이 차단해 일반 국민은 접근할 수 없다. 이런 사정 탓에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르자 통일부 당국자는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내부 주민용이 아닌 대외용이고, 노동신문은 대내 매체이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노동신문 보도 내용을 접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한 우회 접속 따위를 염두에 둔 답변인데, 군색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둘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의 최근 대남 비난 보도를 ‘총선 개입 시도’라고 특정할만큼 ‘이상 징후’로 간주할 수 있냐는 문제다.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 등 북쪽 매체가 대남 비난 보도를 일상적으로 내보내온 관행에 비춰, 대남 비난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특이사항’ 아니냐는 반문이다. 역대 정부는 북쪽 고위인사나 대표성 있는 기관이 직접 나서 대통령을 실명 비판하는 등의 상황에는 예외적으로 공식 반응을 하기도 했지만, 노동신문·조선중앙통신의 일상적 대남 비난 기사에는 일일이 반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 탓에 ‘북쪽의 최근 보도가 예전 선거 때보다 심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통일부 당국자는 “심하다, 약하다 차원이 아니고 비방중상과 상대방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는 것은 1970년대부터 남북 간에 합의해온 가장 기본적인 합의정신”이라고만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북쪽의 비난이 우리 총선과 어떻게 연결되나”라며 “북쪽이 발끈해서 뭐라도 해주기를 바라고 밑밥을 까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사고 싶지 않으면 통일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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