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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가계부] 통장 쪼개기에 무지출 챌린지까지
소비 패턴 파악할 수 있는 가계부로 지출 내역 확인했더니


치솟는 물가에 사회초년생들은 막막하기만 하다. 적은 월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힘든 이들에게 외식과 술자리는 사치다.

[우리들의 가계부]는 다양한 인물들의 가계부를 소개한다.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든 20대 직장인들의 일상을 취재했다.

직장인 박모(25씨), 서모(28)씨, 정모(23)씨의 가계부.


통장 쪼개기로 돈 관리 첫걸음 내딛는 직장인

3년차 직장인 박모(25)씨는 올해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1만 원이 넘어가는 한 끼 식사에 부담을 느꼈다"며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계획적인 소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씨의 일주일 가계부. 박씨 제공

박씨는 일주일 동안 19만8614원을 지출했다. 그는 “퇴근 후 하루 소비 내역을 엑셀에 정리해 어느 항목에서 가장 많이 쓰는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계부를 쓰기 전과 비교했을 때 50% 정도 덜 쓴다”고 덧붙였다.

박씨가 관리하고 있는 여섯 개의 계좌 목록. 박씨 제공


통장 쪼개기는 박씨가 추천하는 절약 방법이다. 박씨는 여섯 개의 계좌들을 용도에 맞게 관리하면서 각각의 카드사 혜택을 누리고 있다.

박씨는 “생활비와 관리비 계좌는 초기에 자동이체 신청을 해두면 더 이상 신경쓸 부분이 없다”며 “신용카드와 관련한 출금 계좌는 매번 결제할 때마다 돈을 채워넣고 있어 번거롭지만 빠지는 금액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막는 방법 중 하나로 통장 쪼개기를 추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사회초년생에게 4개의 통장(급여통장·생활비통장·연간비용통장·저축통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씨가 직접 만든 요리. 박씨 제공


박씨는 집밥을 주로 먹고 있다. 부모님께 반찬을 택배로 받아 필요할 때 꺼내먹고 기본적인 식재료들은 마트에서 대용량으로 구매했다. 외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매일 회사에 출근하기 전 도시락을 싸고 있다.

퇴근하면 술집에 들러 맥주 한 잔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박씨는 직접 만든 안주와 함께 집에서 ‘혼술’을 즐기고 있다. 그는 “기본적인 재료들은 항상 냉동실에 있다. 술집에선 2만 원 하는 오뎅탕을 집에서 5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지출 성공!” 펭수 스티커로 칭찬받는 하루

서씨의 일주일 가계부. 서씨 제공


게임회사에서 2년째 재직 중인 서모(28)씨는 입사 후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기 시작하니 돈을 쓰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씨는 수기로 가계부를 쓰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를 하면서 지출을 적게 하는 날에는 가계부에 칭찬 스티커를 붙여 스스로 칭찬하고 있다. 그는 “스티커를 붙이는 데 중독돼 돈을 쓰지 않는 날이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씨는 일주일 동안 총 22만8883원을 지출했다. 가계부를 쓰기 전보다 오히려 교통비와 밥값을 더 쓰고 있지만 그만큼 다른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있다.

서씨가 받은 '알뜰교통카드' 마일리지 혜택. 서씨 제공


통근 거리가 먼 직장인에게 ‘알뜰교통카드’ 사용은 필수다. 서씨는 매달 1만 원 이상의 마일리지를 돌려받아 오르는 교통비를 조금이라도 아끼고 있다.

서씨가 직접 만든 요리. 서씨 제공


서씨는 “절약하는 소비 습관이 굳혀진 상태에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지만 식비는 줄이기 힘들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회사에 도시락을 싸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식재료를 살 때는 저렴하게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냉동고기 등을 주로 사서 먹고 있다. “한 번 산 음식을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먹다 남은 치킨으로 치킨볶음밥을 만들었다”며 자신의 식비 절약 노하우를 소개했다.

“책값 부담”…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정씨의 일주일 가계부. 정씨 제공


2년차 직장인 정모(23)씨는 작년 11월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저축에 관심을 갖고 월급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씨는 일주일 동안 23만9480원을 지출했다. 그는 “가계부를 쓰면서 20만 원 이상 절약했다”면서 “옷이나 잡화를 덜 사게 됐고 술자리에도 잘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배달 음식은 거의 먹지 않고 있다. 정씨는 “퇴근 후 집 근처 매장에서 먹거나 포장해 배달비를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족발이나 찜닭 같이 양 많은 음식은 먹기 전 소분해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먹는다”고 덧붙였다.

정씨가 구독 중인 전자책 목록. 정씨 제공


독서를 좋아하는 정씨는 계속되는 종잇값 가격 인상으로 종이책을 읽기 부담스러워졌다. 그는 “최근 전자책을 읽고 있다”며 “월정액으로 여러 도서를 대여해 읽을 수 있다. 소장하고 싶은 책은 중고서점에서 따로 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낮은 가격과 편리성을 이유로 전자책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설문에 답한 이들은 평균 종이책 값의 39.2%가 전자책 가격으로 적당하다고 답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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