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T 국제 공동연구팀, 선명한 블랙홀 자기장 관측
블랙홀 자기장 구조로 일반상대성 이론 검증
천문연, KVN 활용해 블랙홀 관측 적극 참여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 국제 공동연구팀이 포착한 우리 은하 블랙홀의 나선형 자기장 구조./한국천문연구원

한국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으로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에서 나선형 자기장 구조를 포착했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참여한 EHT 국제 공동연구팀은 27일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의 편광 영상을 새로 공개했다. 편광은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을 말한다.

이번 영상은 사상 최초로 우리 은하 블랙홀을 편광으로 관측한 것이다. 원래 빛은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면서 이동하지만, 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경우 이를 편광됐다고 한다. 블랙홀 주변 플라즈마에서는 입자들이 강한 자기장에 따라 움직인다. 강한 자기장으로 편광된 빛을 관측해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블랙홀은 시공간이 휘어지는 중력을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대상이다. 연구팀은 이번 영상을 분석해 자기장 구조를 파악하고 블랙홀 바깥에서 물질이 들어가는 경로와 방출되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 국제 공동연구팀이 포착한 M87 블랙홀(왼쪽)과 우리 은하 블랙홀(오른쪽)./한국천문연구원

EHT는 우리 은하뿐 아니라 5500만광년(光年, 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M87 은하의 블랙홀을 관측했다. 이 관측에서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이 제트라는 강한 물질 분출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에 관측한 우리 은하 블랙홀의 자기장 구조도 M87 블랙홀과 비슷하다.

조일제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은 M87 은하 중심 블랙홀과 달리 제트의 존재가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며 “제트를 검증하기 위해 서로 다른 주파수에서의 동시 관측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연구자들의 주도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초장거리간섭계네트워크(EAVN)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오는 4월 EHT를 활용해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을 다시 관측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관측부터는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KVN도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정태현 천문연 KVN그룹장은 “이전에는 관측된 데이터 분석과 연구 차원에서 한국 연구자들이 참여했다면, 이제는 KVN이 직접 관측으로 참여한다”며 “우주항공청 시대에 앞으로 고주파수 대역 관측 성능이 우수한 KVN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더 선명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3월호에 게재됐다.

참고자료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DOI: https://doi.org/10.3847/2041-8213/ad2df0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DOI: https://doi.org/10.3847/2041-8213/ad2df1

조선비즈

송복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