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을 사흘 앞둔 31일 대전시청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후 처음으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안 믿어진다”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진행자가 ‘박 전 대통령이 8년 만에 서문시장에 나타났다고 한다’는 말에 이 같이 반응했다.
이 후보는 처음 이 상황을 접하곤 “장 보러 간 거 아닌가”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하지만 ‘김 후보 선거운동 차원에서 간 거 같다’는 진행자의 멘트에 “진짜요? 거길 왜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명확히 표시 했나”라고 확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구름 인파 속을 지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에 진행자가 ‘사실상 그랬다’고 답하자 이 후보는 “해석 아닌가? 글쎄, 제가 안 본 것이라서 안 믿어진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문시장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공개적으로 찾은 것은 2017년 대통령직 파면 이후 처음이다.
최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해 사실상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올림머리에 흰색 블라우스 상의와 연한 감색 계통 통 넓은 바지 차림으로 시장을 방문,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 전 대통령은 시장에서 간식거리를 먹고 장도 보려고 했으나, 몰려든 인파 탓에 상인들과 눈인사와 가벼운 악수만 나눈 채 30여분 만에 자리를 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상인들과의 대화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선거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는 사전 투표를 한 것을 두고 “제가 평생 투표하면서 혹시 칸을 벗어나면 안 되는 데 하면서 이렇게 손이 떨렸던 첫 투표였다”며 “투표하는 순간에 투표의 의미와 엄중함이 떠오르면서 순간적으로 탁 찍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