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엽 검사 검찰 내부망에 사직글
"이미 사직 결심했는데, 시간 걸려"
대법 판결 후 징계, 파기환송심 남아
"이미 사직 결심했는데, 시간 걸려"
대법 판결 후 징계, 파기환송심 남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술 접대를 받아 논란이 된 나의엽(50·사법연수원 34기) 수원고검 검사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 김 전 회장의 옥중 폭로로 의혹이 불거진 지 4년여 만이다.
나 검사는 23일 오전 검찰 내부 전산망(이프로스)에 "검사로서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이미 사직을 결심했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이제야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며 사직 인사를 올렸다.
그는 "검사로 근무하는 동안 보람된 여러 일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후회되는 일이 더 많다"며 "대부분은 힘들더라도 보람되고 즐거우며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같은 청, 같은 부, 같은 팀, 같은 방에서 함께 근무했던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다"고 덧붙였다.
해당 의혹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촉발한 김 전 회장이 2020년 10월 옥중 입장문을 통해 "현직 검사를 상대로 술 접대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서울남부지검은 같은 해 12월 나 검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2019년 7월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업소에서 검찰 출신 이모 변호사와 그의 소개로 만난 김 전 회장에게 100만 원 이상의 향응을 받은 혐의다.
1, 2심은 나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향응액 산정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이다. 법무부는 이달 9일 품위손상을 이유로 나 검사에게 정직 1개월에 수수액의 3배인 349만 원의 징계부과금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