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며 무더운 날씨를 보인 20일 대구 서구 평리공원 바닥분수에서 아기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평년보다 더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23일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전망을 발표했다. 자료에 올해 6월은 평년(21.1∼21.7도)보다 높거나 비슷한 기온을 보일 확률이 각각 40%, 낮을 확률이 20%로 나타났다. 7월(평년기온 24.0∼25.2도)과 8월(24.6∼25.6도)은 기온이 평년기온을 웃돌 확률이 50%로, 낮을 확률은 10%에 불과했다.
해외 기상당국 기후예측모델 상으로도 올여름 기온은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이 크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11개국 기상당국 474개 기후예측모델들 평균치를 봐도 6월은 58%, 7월은 64%, 8월은 71%의 확률로 평년보다 더울 전망이다.
서태평양 지역의 바다 표면 온도가 높으면 대류활동이 활발해져 우리나라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강해진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 무더위가 찾아오게 된다. 기상청 제공
올여름 더위가 예상되는 이유는 우선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의 높은 온도가 꼽힌다. 서태평양의 기온이 높으면 우리나라에 고기압이 형성되며 고온다습한 남풍이 불어든다. 사상 최악의 더위가 나타났던 작년 여름에도 열대 서태평양에서 상승한 기류가 대만 부근 아열대 지역에 하강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북서쪽으로 확장해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나타났다.
다만 지난 여름만큼은 덥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전 세계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지만 작년보다는 낮다”면서 “작년 더위에는 엘니뇨가 쇠퇴하고 있었던 점도 영향을 줬기에 작년과 비교하면 더위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발생하지 않은 ‘중립’ 상태다.
강수량은 6월은 평년보다 대체로 많고 7∼8월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은 6월 강수량이 평년(101.6∼174.0㎜)보다 40% 확률로 많거나 비슷하다고 예측했다. 평년보다 적을 확률은 20%다. 7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예측됐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년(2.5개)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각각 40%, 많을 확률이 20%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올여름 태풍이 대만 부근 또는 일본 남동쪽 해상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한반도 남쪽에 자리한 상황에선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