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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청년 비율 5.2%… 2년새 배 늘어
“차라리 구속을” 모친이 신고하고
다툼 끝에 아들이 부모 신고하기도
‘사회적 고립 예방’ 적극 대처 필요

지난달 13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북경찰서로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20대 A씨가 “집에만 있지 말고 아르바이트라도 해라”는 부모에게 집기를 던지고 폭언을 퍼붓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6년째 직업이 없는 상태였다. 낮엔 방에 은둔했다가 밤에만 밖으로 나가는 생활 패턴을 반복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외부 세계와 단절한 채 집 안에서 생활하다 밤에만 활동하는 ‘은둔형 청년’이 늘고 있다. 이들의 고립 성향은 가족·지인과의 관계 단절에 그치지 않고 가정폭력으로 번지는 등 사회 문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3월 발표한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고립·은둔 청년의 비율은 5.2%로 집계됐다. 2년 전(2.4%)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만 19~34세 청년이 포함된 1만5098가구를 표본조사한 결과다.

고립·은둔 청년 관련 가정폭력 등의 신고가 잦은 일선 경찰서에선 이들을 ‘우렁이 청년’이라고도 부른다. 우렁이가 낮에는 바위 밑에서 생활하다가 밤이 되면 먹이 활동을 하는 야행성 습성을 지닌 점을 빗댄 표현이다. 경찰 관계자는 8일 “낮에는 자기 방에 고립돼 있다가 오후 11시 넘어 밖으로 나오는 청년들이 늘었다”며 “집에만 있으면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폭언을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우렁이 아들을 구속해달라고 부모가 신고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거꾸로 은둔 청년이 부모를 신고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10월엔 서울 성북구에 사는 20대 남성 B씨가 자신의 어머니를 수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 어머니가 밖으로 나가 사람을 만날 것을 권유하면서 큰 다툼이 벌어졌다”며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던 B씨와 어머니를 분리 조치했다”고 말했다.

고립·은둔 청년의 증가는 가족, 친구 등 인간관계 단절 및 가족 내 불화 문제로만 보기가 어렵다. 최근 일부 청년이 밤늦게 흉기를 든 채 거리를 배회하며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안에 고립돼 폭력성이 짙은 게임이나 유튜브 영상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과 사이버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은둔형 청년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관계에서 고립되고 취업 활동에서 좌절한 상황이 은둔형 청년을 사회적으로 배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들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회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현재 지역에 설치된 정신건강복지센터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센터가 추가로 필요하다”며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두고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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