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 사태로 SKT 전국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 업무 중단을 시작한 5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효진 기자
SK텔레콤 해킹 사고 이후 유심을 교체한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5일 집계됐다.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이날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유심 교체는 약 100만명, 교체 예약 신청자는 770만명”이라며 “유심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현장에서 신속하게 교체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이용자 보호 방안으로 내놓은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2218만명을 넘겼다. 전체 가입자(약 2300만명)의 95% 이상이 가입을 완료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전국 티월드 매장 2600곳 및 온라인에서의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어제까지는 공항 쪽에서 최대한 대응했다”며 “연휴가 끝나 공항 상황이 평상시 수준이 되면 유심이 들어오는 대로 대리점에 배치해 예약자부터 우선 교체해드리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이달 말까지 확보하기로 예정된 유심은 약 500만개다. 다만 본인 확인과 주소록 등 정보를 옮기는 데 걸리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하면 전국 매장에서 하루에 처리 가능한 유심 교체 물량은 20만개 정도라고 그는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4일부터 로밍 요금제 이용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개선을 마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휴대폰 재부팅 중이거나 배터리 방전 등으로 휴대폰 전원이 꺼진 상황에서 유심 복제 피해 위험성이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유심보호서비스가 작동하고 있어 다른 유심을 꽂더라도 작동하지 않고, 비정상인증시도 차단 시스템(FDS) 역시 휴대폰이 꺼졌을 때에도 방어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로 인한 실제 금전 피해 사례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까지 파악한 바나 수사기관에 접수된 바로는 사고 이후 2주가 지난 지금까지 불법적인 유심 복제로 인한 피해나 고객 계좌 정보 유출로 인한 금전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없다고 안심해도 된다고 장담할 순 없다”며 “이중, 삼중의 조치를 통해 안심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계자들은 이날 타 이동통신사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전날 국회 입법조사처는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의 관련 질의에 “SK텔레콤의 귀책 사유로 해킹이 발생해 고객이 해지를 요구할 경우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SK텔레콤이 위약금을 면제할 경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배임의 고의가 명확하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센터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결론이 나오면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최고경영자(CEO)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고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8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이와 관련해 질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