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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한덕수 후보가 2일 출마 선언을 하며 6·3 대선의 ‘반(反)이재명 빅텐트’ 구상이 점차 구체화하는 가운데, 역대 대선의 단일화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호남+충청 ‘DJP 연합’…충청서 16%p 차로 승리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왼쪽)는 보수 진영의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 및 박태준 전 국무총리와 연합전선 구축. 조건은 공동정부 구성과 내각제 개헌. 중앙일보DB

대표적인 단일화 성공 사례는 1997년 15대 대선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다.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가 손을 맞잡으면서 헌정 사상 첫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뤘다.

당시 성공의 핵심 요인은 지역 연합이었다. 각각 호남과 충청의 맹주였던 DJ와 JP가 연합한 파급력이 컸었다. 단일 후보가 된 DJ는 JP의 충청표를 등에 업고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약 39만표(1.53%포인트) 차로 이겼다. DJ는 충청권에서만 이 후보를 약 16%포인트 차로 압도했다. 두 후보간 별도의 단일화 경선은 없었다.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DJ가 JP의 자택에 찾아가 ‘DJ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대신, JP에게 국무총리직을 보장한다’는 담판을 지은 끝에 가능했다.

2002년 이념적 지향점이 달랐던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 간의 단일화 추진.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 선출. 대선 투표 전날 정몽준은 단일화 파기했으나 노무현 후보 당선. 중앙일보DB

최근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단일화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정몽준 후보 사례다. 당시 대선 초기엔 ‘이회창 대세론’ 속 1강 구도가 확고해 이번 대선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와 상황이 비슷했다.

당시 단일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새천년민주당 경선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지지율이 1%대에 불과했던 노무현 후보는 경선에서 드라마를 쓰며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대선 본선이 시작되자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고 당 안팎에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라는 압력에 시달렸다. 결국 단일화는 성사됐고 노 후보가 단일 후보로 뽑혔다. 투표 전날 정 후보가 노 후보의 지지를 철회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노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약 57만표(2.3%포인트) 차로 꺾으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도 성공 사례다. 안 후보가 한때 대선 완주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투표 6일 전 막판 단일화를 이뤄내며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문·안 단일화는 실패…경선 룰 놓고 갈등
2012년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전 후보가 서울 정동의 음식점 달개비에서 단독회동을 마친뒤 포옹하고 있다. 중앙일보DB

반면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하다가 안 후보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사실상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의 앙금이 크게 남았고, 두 후보가 화합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결국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패배했다.

‘반(反)이재명 빅텐트’도 결국 누가 단일 후보가 될지, 단일화 방식은 어떻게 될지에 따라서 단일화 효과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처럼 국민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유력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초기 여론조사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을 노·정 단일화 사례가 보여준다”며 “단일 후보가 누구로 결정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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