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도 높은 소스 시장… B2B 거래 확장 가능성도
전통 소스 명가 이어 라면업계도 新제품 확대
K-소스 수출액, 올해 4억달러 돌파 전망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있는 농심 도연관 조리과학실. 깔끔한 요리복을 입은 연구원이 각종 식재료와 농심의 ‘짜파게티 만능소스’ 제품을 준비해 놓고 인덕션을 가열했다. 뜨겁게 달궈진 팬 위에서 쌀밥은 잘게 썬 양파와 마늘, 호박, 표고버섯과 어우러지며 버터와 함께 볶아졌다. 이후 팬에 생크림을 부은 뒤 ‘짜파게티 만능소스’를 두 큰술 넣고 여러 차례 휘젓자 은은한 갈색을 띤 리소토(리조또)가 완성됐다. 맛을 보니 짜장 소스의 느낌은 살아있으면서도 단맛과 짠맛, 감칠맛이 적절하게 느껴졌다.
이날 시연을 도운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 만능소스는 기존 라면 분말소스가 가진 풍미를 살리면서도, 여러 음식에 두루 활용될 수 있도록 맛의 균형을 잡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단순히 짜장면을 만드는 용도뿐만 아니라 굴소스처럼 활용할 수 있고, 찜닭이나 떡볶이, 두부조림 등 여러 음식을 만들 때도 다른 양념이 필요 없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업계가 ‘소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관련 제품군을 늘리며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소스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그만큼 선점 효과가 커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소스는 B2B(기업 간 거래)로 확장할 수 있어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농심은 자사의 인기 제품을 소스로 만들어 출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1년 자사 비빔면 제품 ‘배홍동비빔면’이 인기를 끌자 ‘배홍동 만능소스’를 출시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이 소스는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 배홍동비빔면 소스보다 점도를 높였고, 매콤한 맛도 추가했다.
이후 농심은 2023년 짜파게티 만능소스, 2024년 먹태청양마요 만능소스를 각각 출시하며 제품군을 늘렸다. 먹태청양마요 만능소스는 농심의 인기 스낵 ‘먹태깡’을 소스로 탈바꿈했다. 농심은 최근 편의점 CU와 협업해 이 소스를 활용한 김밥, 햄버거 등 간편식 4종도 출시하며 B2B 사업으로 확장했다.
삼양식품도 자사 베스트셀러 ‘불닭볶음면’에서 파생한 ‘불닭 소스’를 주력으로 소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불닭마요(불닭+마요네즈), 까르보불닭(카르보나라+불닭), 불닭스리라차(불닭+스리라차 소스), 핵불닭소스(매운맛 강화) 등 제품군을 넓혔다.
삼양식품은 최근 불닭 소스의 디자인을 새단장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 전면에 강렬한 매운맛을 상징하는 ‘불꽃’(Torch) 그래픽을 적용해 시각적 주목도를 높이고, 불꽃 형태의 QR 코드도 삽입해 외국 소비자들의 콘텐츠 접근성도 높였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소스사업 매출은 2022년 213억원, 2023년 290억원, 2024년 431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팔도비빔면’으로 알려진 팔도는 지난해 자체 소스 브랜드 ‘디오니소스’를 출시하고 소스 제품군을 기존 8종에서 12종으로 확대했다. 동원홈푸드도 지난 2020년 소스·간편식 브랜드 ‘비비드키친’을 출시하고, 저당·저칼로리·비건 소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간장, 케첩 등 전통적인 소스를 생산해 온 오뚜기도 간장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이마요 소스’,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케요네즈’ 소스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오뚜기가 최근까지 출시한 소스는 250여 종에 달한다. 이밖에 샘표, 대상, CJ제일제당 등 각종 장류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도 제품군을 늘리고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K-소스 수출액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소스류 제품 수출 규모는 3억9975만달러(약 5730억원)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24% 늘어난 수치다.
올해 1분기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난 1억100만달러(약 1448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총수출액은 4억달러(약 5736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추장·된장 등 전통 장류와 더불어 까르보불닭, 불닭마요 등 매운맛 소스와 한국식 치킨 양념 소스 등이 수출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케이팝(K-Pop), 영화·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자연스레 관련 소스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내부 개발을 거쳐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소스 제품을 출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통 소스 명가 이어 라면업계도 新제품 확대
K-소스 수출액, 올해 4억달러 돌파 전망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있는 농심 도연관 조리과학실. 깔끔한 요리복을 입은 연구원이 각종 식재료와 농심의 ‘짜파게티 만능소스’ 제품을 준비해 놓고 인덕션을 가열했다. 뜨겁게 달궈진 팬 위에서 쌀밥은 잘게 썬 양파와 마늘, 호박, 표고버섯과 어우러지며 버터와 함께 볶아졌다. 이후 팬에 생크림을 부은 뒤 ‘짜파게티 만능소스’를 두 큰술 넣고 여러 차례 휘젓자 은은한 갈색을 띤 리소토(리조또)가 완성됐다. 맛을 보니 짜장 소스의 느낌은 살아있으면서도 단맛과 짠맛, 감칠맛이 적절하게 느껴졌다.
이날 시연을 도운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 만능소스는 기존 라면 분말소스가 가진 풍미를 살리면서도, 여러 음식에 두루 활용될 수 있도록 맛의 균형을 잡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단순히 짜장면을 만드는 용도뿐만 아니라 굴소스처럼 활용할 수 있고, 찜닭이나 떡볶이, 두부조림 등 여러 음식을 만들 때도 다른 양념이 필요 없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서울 동작구 농심 도연관 조리과학실에서 농심 연구원이 짜파게티 만능소스를 활용한 리소토(리조또) 요리를 시연하고 있다. /정재훤 기자
국내 식품업계가 ‘소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관련 제품군을 늘리며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소스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그만큼 선점 효과가 커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 소스는 B2B(기업 간 거래)로 확장할 수 있어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농심은 자사의 인기 제품을 소스로 만들어 출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1년 자사 비빔면 제품 ‘배홍동비빔면’이 인기를 끌자 ‘배홍동 만능소스’를 출시한 것이 그 시작이다. 이 소스는 여러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 배홍동비빔면 소스보다 점도를 높였고, 매콤한 맛도 추가했다.
이후 농심은 2023년 짜파게티 만능소스, 2024년 먹태청양마요 만능소스를 각각 출시하며 제품군을 늘렸다. 먹태청양마요 만능소스는 농심의 인기 스낵 ‘먹태깡’을 소스로 탈바꿈했다. 농심은 최근 편의점 CU와 협업해 이 소스를 활용한 김밥, 햄버거 등 간편식 4종도 출시하며 B2B 사업으로 확장했다.
삼양식품도 자사 베스트셀러 ‘불닭볶음면’에서 파생한 ‘불닭 소스’를 주력으로 소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불닭마요(불닭+마요네즈), 까르보불닭(카르보나라+불닭), 불닭스리라차(불닭+스리라차 소스), 핵불닭소스(매운맛 강화) 등 제품군을 넓혔다.
최근 디자인 리뉴얼(새단장)을 마친 삼양식품의 불닭 소스.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은 최근 불닭 소스의 디자인을 새단장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품 전면에 강렬한 매운맛을 상징하는 ‘불꽃’(Torch) 그래픽을 적용해 시각적 주목도를 높이고, 불꽃 형태의 QR 코드도 삽입해 외국 소비자들의 콘텐츠 접근성도 높였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소스사업 매출은 2022년 213억원, 2023년 290억원, 2024년 431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팔도비빔면’으로 알려진 팔도는 지난해 자체 소스 브랜드 ‘디오니소스’를 출시하고 소스 제품군을 기존 8종에서 12종으로 확대했다. 동원홈푸드도 지난 2020년 소스·간편식 브랜드 ‘비비드키친’을 출시하고, 저당·저칼로리·비건 소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간장, 케첩 등 전통적인 소스를 생산해 온 오뚜기도 간장과 마요네즈를 섞은 ‘소이마요 소스’, 케첩과 마요네즈를 섞은 ‘케요네즈’ 소스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오뚜기가 최근까지 출시한 소스는 250여 종에 달한다. 이밖에 샘표, 대상, CJ제일제당 등 각종 장류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도 제품군을 늘리고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K-소스 수출액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소스류 제품 수출 규모는 3억9975만달러(약 5730억원)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24% 늘어난 수치다.
올해 1분기 수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1% 늘어난 1억100만달러(약 1448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총수출액은 4억달러(약 5736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추장·된장 등 전통 장류와 더불어 까르보불닭, 불닭마요 등 매운맛 소스와 한국식 치킨 양념 소스 등이 수출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케이팝(K-Pop), 영화·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자연스레 관련 소스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내부 개발을 거쳐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소스 제품을 출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