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LNG 협력카드 속도조절
美 “최선의 안” 만족… 성과 서둘러
美 “최선의 안” 만족… 성과 서둘러
최상목(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2+2 통상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최 부총리 오른쪽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과 미국이 ‘2+2 통상협의’로 관세협상의 첫발을 뗀 가운데 한국 입장에선 추후 있을 협상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었다. 미국 역시 “한국이 최선의 제안을 가져왔다”며 긍정적 신호를 보인 상황이다. 앞으로 관건은 양국이 보폭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대선 등을 고려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조속한 성과 도출을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5일 2+2 통상협의와 관련해 협의 내용을 4개 분야로 좁힌 데 대해 일종의 성과로 자평했다. 정부가 언급한 4개 분야는 관세·비관세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이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드러난 건 아니지만, 관세·비관세 조치의 주요 논의 대상은 자동차와 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안보 부분에선 대중국 견제 동참 압박 등이 요구될 가능성도 있다.
투자협력과 관련해선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조선 산업 등이 거론될 확률이 높다. 통화정책은 앞선 미국과 일본 협상 때는 등장하지 않았던 의제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논의가 이뤄질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상호관세 90일 유예가 끝나는 7월 8일을 데드라인으로 ‘7월 패키지’에 공감한 양국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실무 협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7월 8일은 말 그대로 데드라인일 뿐 미국이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어 한국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휘둘리지 않고 신중히 협상을 이끌어 갈 수 있을지가 과제로 꼽힌다.
현재 미국은 단기적인 협상 성과 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 세계를 상대로 통상전쟁을 벌이는 만큼 개별 국가와의 협상이 장기화하면 정치·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방위비 문제를 뺀 것도 하루 빨리 성과를 내야하는 미국 국내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미·노르웨이 정상회담에 배석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협상 결과를 설명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부터 기술적인 조건에 대한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주 중 이해에 기반 한 합의에 이를 수도 있다”고 답한 것도 이같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앞선 일본과의 협상에 있어서도 세부 큰 틀에서 잠정 합의를 서두르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일부 타결보다 전체적인 패키지 합의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협상을 빠르게 가져가기란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조기 대선이란 변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미국 통상 교섭을 총괄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다음 달 한국을 찾는 가운데 그때 중간 점검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