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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영면할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조문객으로 분주... 방명록에 "감사하다"
교황청 "교황, 부활절 미사 후 만족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깊은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성모 성화 '로마인들의 구원'이 자리한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내부 공간에서 신자 및 방문자들이 22일 기도를 올리고 있다. 로마=신은별 특파원프란치스코 교황이 깊은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성모 성화 '로마인들의 구원'이 자리한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내부 공간에서 신자 및 방문자들이 22일 기도를 올리고 있다. 로마=신은별 특파원


"나는 평생 동안, 그리고 사제와 주교로서의 사목 직무를 수행하는 내내, 언제나 우리 주님의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나 자신을 온전히 맡겨 왔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육신이 부활할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치되기를 원합니다."


교황청이 공개한 프란치스코 교황 유언장에서 교황은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성모 대성당)이 자신의 영원한 안식처가 되기를 소망했다. 생전 수차례 언급한 것을 유언장에서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교황은 26일 장례미사를 마친 뒤 이곳에 옮겨진다. 이곳에 안장되는 교황은 1669년 클레멘트 9세 이후 처음이다. 전임 교황 대부분은 사후 바티칸 내 성베드로 대성당에 자리했다.

22일(현지시간) 성모 대성당 앞에서 만난 로마 주민 아주라는 "익숙한 장소지만 교황에게 정말 특별한 장소가 되어 다시 방문해 봤다"며 "어떻게 하면 더 내려놓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교황의 삶을 존경해 온 모든 이들이 앞으로 이곳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이 영면할 장소로 선택한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전경. 로마=신은별 특파원


성모 대성당에 '미리 온' 조문객들



로마 4대 성전 중 하나인 성모 대성당은 로마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된 최초의 대성당으로 알려졌다. 325년 성모 마리아를 위해 설립된 리베리오 대성당을 432년 교황 식스토 3세가 대규모로 확장했다고 한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교황에게 이 장소는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교황이 2013년 즉위한 지 만 하루도 되기 전에 성모 대성당을 찾은 건 유명하다. 선종 9일 전인 지난 12일에도 이곳을 찾았다. 성모 대성당 의전 책임자인 이반 리쿠페로 신부는 영국 타임스 인터뷰에서 "교황은 교황이 된 이후 125번이나 이곳을 방문했고 항상 꽃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깊은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성모 성화 '로마인들의 구원'이 자리한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내부 공간에서 신자 및 방문자들이 22일 기도를 올리고 있다. 로마=신은별 특파원


특히 교황은 성모 성화인 '로마인들의 구원'(Salus Populi Romani)에 깊은 애정을 가졌다. 해당 성화는 중세 시대 로마에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기적을 일으킨 것으로 믿어진다. 교황의 시신은 이 성화와 가까이 놓인다.

성모 대성당은 교황을 맞을 준비로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본당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의 교황 사진이 놓였고, 그 옆에 방명록이 놓였다. 방명록에는 "늘 평화를 좇았던 삶에 감사를 표한다" "주의 곁에 평온하게 머무르기를 바란다"와 같은 글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필리핀에서 이곳을 찾았다는 한 방문객은 "교황이 이곳에 안치될 때에도 방명록이 남아 있다면 내 편지를 받게 되는 것이나 다름 없지 않느냐"며 웃었다.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내에 마련된 방명록에 22일 성당 방문자들이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한 메시지를 적고 있다. 로마=신은별 특파원


교황 생전 마지막 순간 알린 교황청



한편 교황이 선종하기 수 시간 전 모습을 바티칸뉴스는 교황의 건강 관리 보좌관인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의 입을 통해 22일 비교적 상세하게 전했다. 교황은 부활절 미사(20일)를 통해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신자들과 만났는데, 교황은 이러한 일정을 직접 제안하면서도 외출에 나서기 전 "당신은 내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광장에서 신자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뒤 교황은 "나를 광장에 다시 데려다 줘서 고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부활절 미사를 마친 뒤 교황은 휴식을 취했고 이후 저녁 식사를 했다. 이튿날인 21일 오전 5시30분쯤 교황의 병세가 갑작스럽게 나빠졌다. 약 1시간 후 교황은 침대에 누운 채 스트라페티 보좌관에게 작별 인사를 하듯 손짓한 뒤 혼수 상태에 빠졌다. 교황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이들에 따르면 교황은 고통받지 않는 듯했고 모든 것은 빠르게 지나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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