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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 <3>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

편집자주

완숙기에 접어든 '장청년'들이 멋과 품격, 건강을 함께 지키며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합니다.

유산소, 기억력 높이고 치매 예방
‘단순 걷기’만으론 효과 적어
운동 후 인지 활동, 시너지 효과
'국민 MC'였던 故 송해 선생이 2022년 5월 영국 기네스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등재된 뒤 기념패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S 제공


Q :
70대 초반 여성이다. 최근 부쩍 방금 무슨 일을 하려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예전엔 분명 잘 기억하던 물건 위치도, 사람 이름도 헷갈린다. ‘치매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도 엄습한다. 유산소 운동이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하는데, ‘걷기’ 외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또 얼마나,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정말 걷는 것만으로 치매 예방이 가능할까?

A :
95세까지 ‘국민 MC’로 사랑받았던 고 송해 선생은 유산소 운동을 강조하셨다. 생전에 자신의 건강 비결로 ‘BMW’를 강조했다. 버스(Bus), 지하철(Metro), 걷기(Walking)를 뜻하는데, 가까운 거리는 무조건 걷고, 계단을 오르며 유산소 운동으로 하체 근육을 단련한 것이다.

그런데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면 뇌가 건강해질까. 안타깝지만, 아니다. 뇌는 단순한 움직임에는 반응하지 않는다. 충분한 자극이 있어야 기억을 만드는 뇌 회로가 작동한다. 그리고 치매와 건망증은 다르다. 단순한 건망증은 지나간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지만, 치매는 기억 자체가 사라진다. 치매는 뇌 속 특정 부위가 점차 위축되며 기능을 잃는 병이다. 이 중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바로 해마다. 문제는 해마가 나이가 들수록 작아지며 기능도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를 늦추거나 되살리는 방법 중 가장 실용적이고 강력한 것이 ‘유산소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액이 온몸을 순환하며 뇌로도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이 과정 중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만들어지고, 뇌세포 간의 연결이 강화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 따르면, 6개월간 규칙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한 노인은 뇌의 위축 속도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유산소 운동은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먼저 ‘그냥 걷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뇌는 움직임의 방식에 따라 반응을 다르게 한다. 특히 해마는 일정한 자극이 있어야 활성화된다. 심박수, 운동 강도, 리듬 등이 모두 중요하다. 적절한 심박수는 70세의 경우 75~105bpm(분당 비트)이다.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이런 기기가 없어도 몸의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숨이 조금 차고,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힘든 정도라면 적정 강도다.

둘째, 호흡도 중요하다. 운동 중 숨이 가빠지면 무리하는 것 아닌지 걱정될 수 있지만, 올바른 호흡법을 지키면 오히려 더 오래, 편하게 운동할 수 있다.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는 것. 들숨은 천천히, 날숨은 길게 소리를 내며 내뱉는다. 계단 오르기나 빠른 걷기 중에는 무의식적으로 숨을 참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러라도 리듬감 있는 호흡을 유지해야 한다.

셋째,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 30분, 주 5회 이상 권장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하게 실천하기는 어렵다. 처음엔 짧게 나눠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아침 10분 걷기 △오후 15분 자전거 △저녁 10분 체조 등 나눠서 실천하면 부담도 적고 반복하기도 쉽다.

걷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건 ‘루틴의 리듬’이다. 매일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서 걷는 습관을 들이면 뇌는 그 리듬을 기억한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준비 운동을 하고, 걷기를 시작한 후 가벼운 마무리 체조로 끝내는 일련의 흐름을 반복하면 몸과 뇌가 모두 기억한다.

가장 큰 방해 요인은 결국 마음가짐이다. ‘귀찮다’ ‘오늘 하루쯤은 쉬자’는 생각이 좋은 습관을 막는다. 이럴 땐 “단 10분만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놀랍게도 10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더 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만약 무릎이나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실내 자전거나 수중 걷기를 추천한다. 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거실에서 제자리걷기, TV를 보며 보폭을 넓힌 걷기 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여기서 중요한 ‘꿀팁’이 하나 있다. 유산소 운동은 그 자체로도 효과가 있지만, 운동이 끝난 직후가 뇌를 자극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다. 그래서 유산소 운동 직후 간단한 인지 활동을 덧붙이면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 예를 들어 걷기 후 글쓰기, 간단한 독서, 뉴스 기사 스크랩, 가족과 전화통화 하기 등 기억을 요하는 활동을 해 보자. 뇌에서 방금 생성된 신경세포와 연결 회로를 더 강하게 만들고, 기억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강현희


강현희 명지전문대 겸임교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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