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사진=뉴스1
이달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 쌀 2톤이 판매 시작 열흘 만에 모두 판매됐다. 일본에서 쌀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가운데, 한국산 쌀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농협은 이달 중 추가로 쌀 10톤을 더 수출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일본에 수출된 쌀 2톤이 현지에서 판매됐고, 20일에는 10톤 규모의 추가 물량 선적도 이뤄졌다. 나머지 10톤 역시 출하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이번에 판매된 쌀은 전남 해남군 옥천농협이 생산한 ‘땅끝햇살’ 브랜드 제품으로, 일본 내 농협 온라인 쇼핑몰과 도쿄 신오쿠보의 한국 슈퍼마켓 등에서 유통됐다.
2011~2012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구호용을 제외하면, 한국 쌀이 일본에 정식 수출된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농협 도쿄지점 관계자는 21일 재팬타임스에 “한국산 쌀은 이전에는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낮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며 “초도 물량 2톤은 이미 동났으며, 추가로 20톤이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수출된 쌀은 시중에서 관세와 배송료를 포함해 10kg당 9,000엔(약 9만 원)에 판매됐다. 일본은 연간 약 77만 톤의 면세 할당량을 초과하는 쌀 수입에 대해 kg당 약 340엔(약 3,300원)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이번에 수출된 한국 쌀은 관세를 포함하더라도 시중 고급 쌀보다 약 10% 저렴한 수준이다.
현재 일본 일부 상점에서는 kg당 1,000엔(약 1만 원)이 넘는 쌀도 판매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일본 전국 평균 쌀값은 5kg 기준 4,214엔(약 4만 2,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2.1% 급등했다. 이는 1971년 이후 5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쌀값 급등은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 삼각김밥(오니기리) 가격은 15%, 초밥 전문점 가격은 4.7% 상승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부터 비축미를 방출하고 있지만, 가격 안정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