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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

‘진료 단가 상승’ 영향 77%로 1위
고령화 등 인구요인은 8.6% 그쳐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10년 새 건강보험 실질 지출이 30% 가까이 증가한 배경에는 고령화나 진료 빈도 증가보다 병원들의 ‘과잉진료’에 따른 단가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진료 유형별로는 외래 진료에서, 기관별로는 ‘동네 병원’인 의원급이 건강보험 지출 증가에 미친 영향이 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권정현 연구위원은 21일 이런 내용의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건강보험 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진료 항목별로 수가를 지급하는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10년 전인 2009년보다 28.0% 늘었다. 여기엔 ‘진료 단가 상승’(가격 요인) 영향이 76.73%를 차지했다. 진료 횟수 증가(수량 요인)는 14.64%, 고령화 등 인구 요인은 8.63%에 그쳤다.


진료비 상승은 외래 단가 인상이 주요인이었다. 건강보험 지출 증가에서 차지한 비중이 2010년 25.9%에서 2019년 38.7%로 늘었다. 입원 비중은 2019년 19.5%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입원보다 외래에서 고비용 질환 진료가 늘고 고가 검사도 이뤄지며 이용 건수 대비 의료비 지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권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가령 암 질환은 암 절제술 이후 평균 입원 기간이 꾸준히 낮아지고 관련 치료가 외래 서비스로 전환되는 추세가 나타난다”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진료 이용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 진료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별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지출 증가 비중이 2010년 13.7%에서 2019년 35.7%로 급증했다. 상급종합병원(17.0%)이나 종합병원급(14.6%)을 웃돌았다. 권 연구위원은 “동네 의원들도 1차 의료 역할보다 상급 의료기관들과 경쟁하며 과잉진료를 제공할 유인이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의원급 기관은 환자에 대한 초기 진료를 담당하는 1차 의료기관이지만 현행 의료체계에선 환자가 원하면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진료받을 수 있다.

고령화가 건강보험 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85세 이상 초고령층에서 크게 나타났다. 2019년 기준 65~69세와 70~74세 인구의 건강보험 지출 증가 기여도는 각각 -10.5%, -3.6%였지만 85세 이상 인구는 26.6%였다. 권 연구위원은 “이른바 ‘건강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도 “전체 고령 인구가 건강한 것이 아니라 건강이 나빠지는 시기가 지연되는 방식일 수 있다”고 했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실질 지출이 증가한 요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KDI는 결국 고비용·과잉 진료에 대한 지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연구위원은 “현행 행위별 수가제에선 의료기관이 진료 강도나 행위를 스스로 자제할 유인이 없다”며 “(질병) 예방과 환자 관리에 포괄적 보상을 제공하는 성과 기반 보상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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