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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현지화 위해 막대한 투자 필요”

방위산업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가 동유럽 생산 시설 구축을 통한 유럽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다연장 로켓 천무용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루마니아에서는 K9 자주포 생산 공장 가동을 위해 현지 인력 양성에 나섰다. 국내 방산 기업의 핵심 수출 지역인 유럽이 역외 기업을 배제하는 방산 블록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최근 폴란드 방산 기업 WB그룹과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텀시트(Term Sheet·계약 관련 주요 원칙과 조건을 명시한 합의서)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가 51%, WB그룹 자회사인 WB일렉트로닉스가 49% 비율로 출자할 예정이다.

폴란드 후타스탈로바볼라(HSW) 본사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급하는 차체 구성품으로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한 크라프(KRAB) 자주포가 전시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합작 법인은 폴란드군에 공급할 사거리 80㎞급 천무 유도탄(CGR-080)의 현지 생산을 맡는다. 유럽 시장 수출 거점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연내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착공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는 폴란드 군비청에 80㎞급 유도탄과 290㎞급 유도탄(CTM-290)을 수출하는 7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2022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맺은 바 있다. 국내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했으나,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80㎞급 유도탄은 현지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슈 폴란드 국방장관은 합작 법인 설립과 관련해 지난 15일 X(옛 트위터) 계정에 “우리 산업으로의 기술 이전 덕분에 새 미사일은 폴란드 군이 사용하는 다른 미사일 시스템에서도 쓰일 것”이라고 썼다.

한화에어로는 루마니아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 운반차를 생산할 공장도 짓는다. 공장 부지 선정을 마쳤고 연내 착공해 2027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7월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 운반차 36대 등을 공급하는 1조4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생산 시설 운영을 위한 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한화에어로는 최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공과대, 부산대와 현지 인력 채용, 산학 장학생 지원, 대학 내 연구·개발 센터 설립 등을 협력하는 양해각서(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K9 일부 초도 물량은 한국에서 생산해 루마니아에 공급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루마니아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가 유럽에 잇따라 생산 기지를 마련하는 것은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이 비(非)유럽, 비EU, 비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의 방산 시장 진입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5년간 8000억유로(약 1300조원)를 투자해 무기 구매를 늘리는 유럽 재무장 계획(Readiness 2030 program)을 지난달 발표하며 유럽산 구매를 강조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19일 재무장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유럽 방위 기술과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산을 더 많이 사야 한다”고 말했다. EU는 무기를 팔려면 현지에서 생산하라는 조건도 달았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은 지난 8일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자금 사용 설명회에서 유럽 투자 필요성을 언급하며 “EU가 한국에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는 점이 우리에겐 위기인데, 이를 돌파할 방법은 현지화 외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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