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에 사는 진남덕 씨…"여유 없는 아이들에게 도움 주고 싶어"
진남덕씨
[전주예수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예수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그때 받은 은혜, 아직도 잊지 못했어요."
40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홉살인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가 당시 치료해준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하며 평생 모은 돈을 기부했다.
전주예수병원은 김제시 금구면에 사는 진남덕(75·여)씨가 병원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내놨다고 21일 밝혔다.
진씨는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면서 약속했다"며 "여유가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후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부모를 잃으면 고아, 남편을 잃으면 과부, 아내를 잃으면 홀아비라 하지만,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를 가리키는 말은 없다고 한다.
그만큼 참척(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일)의 아픔을 형용할 수 있는 단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진씨의 첫째 아들(당시 9세)은 1986년 택시에 치여 예수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다가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진씨는 다른 아이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한다. 사고로 소중한 아들을 떠나보내게 한 택시 운전자도 용서했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진씨의 후원금을 병원 발전기금과 통합권역 재활병원 건립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번 후원이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선행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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