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보잉 항공기 인도 말라" 정부 명령에
현지서 인도 기다리던 항공기 미국행
"미중 상호 관세에 보잉이 희생됐다"
19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킹카운티 국제공항에 중국에서 돌아온 보잉 737 MAX 항공기가 착륙해 있다. 중국 샤먼항공의 도장을 입고 있다. 시애틀=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항공사의 인도만을 기다리던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가 미국 본토로 되돌아온 것으로 20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의 일환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들에 '보잉사 항공기 인도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결과다. 보잉이 미중 관세 전쟁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사 도장 작업까지 마쳤는데...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샤먼항공이 인수할 예정이던 보잉 737 맥스 항공기가 전날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생산기지로 돌아왔다. 이 항공기는 중국 저장성 저우산에 위치한 보잉의 완성센터에서 인도 대기 중이던 항공기 중 1대였다. 샤먼항공의 도장까지 입힌 상태였으나, 항공사 품에 안기지 못하고 약 8,000㎞를 날아 시애틀로 되돌아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지난 12일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25%로 올린 직후 항공사들에 '미국산 항공기 인도 중단'을 명했다고 보도했다. 항공기뿐 아니라 관련 장비나 부품을 구매하는 것도 사실상 금지시켰다.

보잉이 중국 항공사들에 인도하기로 한 항공기는 이달 초 기준 10대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10대 중 일부는 시애틀에, 다른 일부는 저우산에 주기돼 있었다고 한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는 저우산에 있는 항공기들의 경우 인도 마무리 단계인 만큼 예외적으로 인도가 허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1대가 결국 미국으로 되돌아오면서 10대 모두 인도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중국 지샹항공도 수 주 내 넘겨받을 예정이었던 1억2,000만 달러(약 1,700억 원)짜리 보잉 787-9 드림라이너 인수를 보류한 바 있다. 로이터는 "미중 간 상호 보복 관세 조치로 (보잉의 항공기가) 희생됐다"고 평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로고. AFP 연합뉴스


"보잉 갈등, 미중 공멸시킬 수도"



이날 보잉 항공기의 미국 귀환은 중국 정부의 인도 중단 지시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그와 같은 명령을 하지 않았더라도 "관세 부담만으로 미국산 항공기와 부품 가격이 2배 이상 오르며 중국 항공사들이 보잉 항공기를 인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불가능해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시장을 잃는 것은 보잉에 치명적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발발한 미중 무역 갈등 이전까지만 해도 보잉이 생산하는 전체 항공기의 25%가 중국에 납품됐다. 중국 항공사들은 향후 20년간 전 세계 항공기 수요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잉과의 절연은 중국에도 만만찮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 항공기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 기업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지원하고 있는데, 코맥이 만드는 항공기 부품 대부분이 미국 등 외국산이다. 중국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은 2020년 보고서에서 코맥의 대표 항공기 C919의 경우 핵심 부품 공급업체가 82곳인데 그중 중국 업체는 14곳뿐이라고 짚었다. WSJ는 "C919는 미국 기업들의 기술이 없으면 상용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항공산업을 둘러싼 미중 무역 분쟁은 양국 모두 공멸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결과적으로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보잉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유럽의 에어버스만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843 ‘청빈과 개혁의 상징’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랭크뉴스 2025.04.21
46842 尹, 2차 공판서 “내란죄가 되는지 초점 맞춰야...檢 증인신문 불필요” 랭크뉴스 2025.04.21
46841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 2차 공판…법정 모습 공개 랭크뉴스 2025.04.21
46840 [김희원 칼럼] 국민의힘 자해 경선 쇼 랭크뉴스 2025.04.21
46839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아"‥'피고인 尹' 면전에서 직격 랭크뉴스 2025.04.21
46838 민주 "홍준표 캠프, 2022년 대구시장 경선 때 불법 여론조사 의혹" 랭크뉴스 2025.04.21
46837 피고인 尹 앞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던진 특전대대장 랭크뉴스 2025.04.21
46836 김형기 특전대대장, 윤석열 앞에서 “나는 사람 아닌 국가·국민에 충성···차라리 항명죄로 처벌하라” 랭크뉴스 2025.04.21
46835 프란치스코 교황 서거… 낮은 곳에 임한 시대의 사도가 떠났다 랭크뉴스 2025.04.21
46834 생전 교황 “돈 아닌 사람이 중심”…세월호 위로·트럼프 비판도 랭크뉴스 2025.04.21
46833 '빈자의 아버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삶 전체를 헌신" 랭크뉴스 2025.04.21
46832 “고사리 때문에 폭싹 속았수다”… 제주 길잃음 사고 쉴 새 없다 랭크뉴스 2025.04.21
46831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사회적 약자 보듬고 개혁 힘써 랭크뉴스 2025.04.21
46830 학업에도 진심이었던 아이돌... 4년간 비행기로 4시간 통학해 대학 졸업 랭크뉴스 2025.04.21
46829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바티칸 "전생을 주님·교회에 헌신"(종합) 랭크뉴스 2025.04.21
46828 [속보]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바티칸 "전생을 주님·교회에 헌신" 랭크뉴스 2025.04.21
46827 검찰, “김성훈 경호처 차장 고발사건 이첩해달라”는 경찰 요청 거부 랭크뉴스 2025.04.21
46826 [속보]윤석열 “계엄령은 요리에도 범죄에도 쓰이는 칼 같아···칼 썼다고 다 살인 아냐” 궤변 랭크뉴스 2025.04.21
46825 [속보] '빈자의 아버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삶 전체를 헌신" 랭크뉴스 2025.04.21
46824 [속보]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향년 88세 랭크뉴스 2025.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