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지하철서 1년 만
장애인의 날인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 전국 집중 결의 대회를 마친 뒤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8시쯤 서울 지하철 4호선이 혜화역에서 멈춰 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동대문역 방향 승강장 5-4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인 탓이다.
이날 전장연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에 따르면 시위 참여자 일부는 휠체어를 열차에 쇠사슬로 고정해 열차 출발을 막았다. 다른 시위 참여자는 차내에서 승객들을 향해 “우리는 지역 사회에서 살아야 한다. 시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시민 여러분, 출근길 지하철에서 평생을 배제당한 장애인의 삶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달라. 장애인은 지도상 한 시간 거리를 몇 시간이 걸려 이동할 수 있을지 모른다. 출근길에 많이 조급하시겠지만 장애인에 대해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하려고 이곳에 왔다”라고 호소했다.
전장연이 이날 벌인 시위는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캠페인의 일환이다. 장애인들이 거주 시설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살아가며 일반 시민과 함께 이동하고 노동하며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출근길 지하철 시위는 장애인의 이동권과 노동권, 교육권 보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동의 일환이지만 열차 운행에 차질을 주면서 시민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4호선 이날에도 시위 참여자들과 일부 시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지난해 4월 8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들은 2021년 12월부터 장애인 권리 보장을 주장하며 서울 도심에서 시위를 이어왔다. 전장연은 전날 장애인의 날을 맞아 혜화역 인근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1박 2일 노숙 농성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