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울산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울산 | 성동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열린 경선 초반 9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세론을 확인했다. 이 후보는 “경선 목표는 모두가 이기는 경선”이라며 “그래야만 압도적인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발표된 영남권 경선 투표 결과에서 90.8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영남권 권리당원·대의원 ARS·온라인 투표를 합산한 수치다. 이 후보는 충청권 득표율 88.15%를 합산하면 누적 득표율 89.56%를 보였다. 김경수·김동연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각각 5.17%, 5.27%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경북 안동이 낳고 길러주신 영남의 아들”이라며 민주당 열세 지역인 영남 지역 표표심에 구애했다. 그는 부산·울산·경남(PK) 공약으로 “동남권 발전의 발판이 될 북극항로를 면밀히 준비하겠다”며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확실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구·경북(TK) 유권자를 겨냥해서는 “2차(전지) 산업 벨트와 미래형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대선 본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충청권 경선 연설에서는 자신을 “충청 사위”로 칭하며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 2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세종을 ‘행정수도 중심’으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대전을 과학 수도로, 충남·충북을 미래산업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 후보는 경선 초반 다른 후보들에 공세를 펼치기보다 현상유지 차원의 ‘관리 모드’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김경수 후보의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을 실행하겠다” “김동연 후보가 말한 ‘국민 개개인의 권리와 존엄이 존중받는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 함께 만들어가자”며 포용적 면모를 보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 후보는 이날 결과 발표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이번 경선의 목표는 모두가 이기는 경선”이라며 “그래야만 압도적인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압도적 득표율 전망에 대해선 “아직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울산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경선 투표 결과 1위를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울산 | 성동훈 기자
이 후보는 202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최종 득표율 50.29%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 경선에서는 80%선을 거뜬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대표를 연임하며 당원 지지를 공고히 했고,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경선 초반부터 이 후보 독주 체제가 확인된 만큼 경선 흥행도를 유지하고,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당의 과제다. 투표율은 영남권 70.88%, 충청권 57.87%로 누적 64.11%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이들 지역 투표율이 모두 지난 대선 경선 때보다 올랐다며 “당원들이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큰 것으로 보인다”(조승래 수석대변인)고 반겼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호남, 27일 수도권·강원·제주에서 순회 경선을 한다. 본선 진출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27일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