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0일 “세계적으로 나라가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룰 때마다 ‘이과(理科) 지도자’가 나왔다”며 “집권하면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을 통해 경제를 되살리고 내각에 기업인을 대거 중용하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네 번째 대선에 도전한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펜실베니아 대학 동문”이라며 “학맥(學脈)을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며 “‘25만원 기본소득’ 정책으로 한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대학교수, 의사, 벤처 사업가, 정치인 등을 두루 경험한 전문성 있는 대선 주자"라며 "중도 확장성을 기반으로 본선에서 이재명을 꺾겠다”고 했다.
Q : 네번째 대선 도전이다. 왜 다시 안철수인가.
A :
국가 위기 상황이다. 국내 경제는 최악으로 치닫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벌인다.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패권 경쟁도 치열하다. 이를 극복하려면 전문성을 갖춘 대통령이 필요하다. 절박한 심정으로 출마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Q : 더 이상 단일화와 양보는 없나.
A :
지난 대선 때는 제 3당 후보여서 당선 가능성이 없었다. 이젠 그럴 필요가 없지 않나. Q : 과학 대통령이 왜 필요하나.
A :
미ㆍ중이 과학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이 있어야 번영하고 안보도 보장된다. 대만은 TSMC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안보를 보장 받는다. 또 세계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땐 ‘이과 지도자’가 존재했다. 독일을 유럽의 부국(富國)으로 만든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물리학 박사고, 중국 시진핑 주석도 화학 전공자다. Q : 내각에 전문가를 두면 되는 거 아닌가.
A :
과학이 여러 분야로 발달하면서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는 방식이 불가능해졌다. 대통령이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한다. Q : AI ‘3대 강국’이 핵심 공약이다. 비전이 뭔가
A :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깔아 경제를 성장시킨 것처럼 ‘AI 고속도로’를 깔겠다. 기업에 여러 혜택을 줘 AI 하드웨어를 키우는 방식이다. 대규모 언어 모델 같은 ‘라지랭귀지모델(LLM)’ 등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도 개발할 것이다. 과학 인재도 100만명 육성에 나설 것이다.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왼쪽)·김문수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Q : 이재명 후보도 AI 공약을 내놓았다. 차이가 뭔가.
A :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다. 이재명 후보는 ‘한국형 챗 GPT’를 개발해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정부가 AI 사업을 주도한다는 건데 엉터리다. 혁신 분야는 민간이 주도하는 거다. 2020년 총선 당시 이 후보가 경기도 배달 앱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됐나. 시장에 영향력이 있었나. Q : 대통령이 되면 기업인을 내각에 기용하겠다고 했다.
A :
정치권에 기업인 진출이 가장 적은 나라가 한국이다. 경영은 제한된 자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다. 국정 운영에도 폭 넓게 적용된다. 국무총리든, 장관이든 기업인을 등용할 거다. Q : 트럼프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대학 동문임을 강조한다.
A :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MBA) 동문이다. 미국은 땅이 커서 동문이라면 각별하게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1기 집권 때 만난 적이 있는데 동문이라고 하니 ‘와튼 스쿨 출신은 다 천재’라며 웃더라. 관세 협상에 자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Q : 경선이 험난하다. 당내 기반과 보수층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A :
이번 경선은 모순적이다. 경선 후보 8명을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나누는데 김문수ㆍ홍준표ㆍ나경원 후보 같은 반탄 후보는 경선에 나오면 안 된다. 탄핵 반대 여론은 30%에 불과했다. 우리 당이 반탄파만 믿고 가면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어 주는 길로 가는 거다. Q : 어떻게 극복하겠다는 건가.
A :
내가 최종 50% 득표를 넘길 수 있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후보란 점을 강조하겠다. 우리 당에서 이재명을 꺾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게 안철수다. 도덕성에선 따라올 사람이 없고, 여러 전문 분야를 경험했다. 정치하기 전에는 재산 절반(안랩 보유 주식 1500억 원 가량)도 기부했다. Q :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A :
겉과 속이 다르다. 지난 대선때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공약으로 내걸더니 2023년엔 입장을 바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경제는 아예 망칠 사람이다. 최근 이 후보가 성장이란 말을 자주 하지만, 실상은 포퓰리즘 나눠먹기에 불과하다. 재벌과 빈민층에게 똑같이 25만원씩 주면 경제가 성장하나. Q :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했다.
A :
민주당이 가장 원하는 바가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다. 그러면 필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의 투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Q : 윤 전 대통령과 공동 정부는 결과적으로 실패하지 않았나.
A :
윤 전 대통령이 공동 정부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 저는 과학이나 교육 등 분야에서 역할을 할 생각이 있었다. 윤 정부 초반 교육부 장관을 추천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 대선 단일화는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계엄 사태에 책임감을 느끼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Q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어떻게 보나.
A :
대선에 나오면 안 된다. 지금 미국과 관세 협상만 하더라도 할 일이 너무나 많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5주년 4?19 혁명 기념식에서 헌화 및 분향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개헌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A :
제왕적 대통령제와 막강한 국회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 계엄도 잘못됐지만 거대 야당이 장관 등 29명을 탄핵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것도 삼권 분립에 맞지 않는다. 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핵심 공약 -5대 전략 산업(AIㆍ반도체ㆍ미래 모빌리티ㆍ바이오ㆍK-서비스 산업) 육성
-대통령ㆍ정부ㆍ국회 권한 줄이는 개헌 추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폐지, 검찰 수사지휘권 복원
-교육ㆍ노동ㆍ의료ㆍ연금ㆍ공공 등 5대 개혁 추진
-한·미 동맹 강화, 핵추진 잠수함 도입
-5세까지 돌봄 국가책임제, 출산ㆍ육아지원금 1000만 원
-치매 국가책임제 등 안심 복지
-중앙 권한 및 예산 지방에 이양(지방균형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