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경선 후보인 나경원 의원이 얼굴 사진을 붙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한테 최고로 덕을 본 사람은 한동훈 후보 아니냐. 나는 대통령한테 구박받은 기억밖에 없다”고 거듭 ‘윤심’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나 후보는 앞서 18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나 후보와 한동훈 후보의 차이가 있지 않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전 대통령이)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도 시켜주고 비대위원장도 시켜주고 최고로 좋은 자리는 다 시켜줬다”며 이렇게 말했다. ‘탄핵 찬성파’인 한 후보가 ‘탄핵 반대파’인 자신보다 되레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혜를 많이 받았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권에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나 후보는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을 “이상한 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저는 그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인가 이상한 거(를 시켰다)”라며 “말은 장관급 자리지만 장관급 자리하고 장관은 다르잖나. 예산 20억원에 직원 22명인 위원회였다”고 돌아봤다. 이에 진행자가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이) 이상한 건 아니었다”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나 후보는 “너무 관심 있는 주제이고 진짜 꼭 나라에 기여를 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도 또 (제가) 당대표에 나올까 봐 그 자리에서도 또 ‘나가라’고 그런 것 아니냐”며 “하여간에 구박은 엄청 받았다”고 말을 이어갔다. 2023년 국민의힘의 3·8 전당대회 당시 ‘용산’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나경원 후보의 출마를 막기 위해 ‘친윤계’ 초선 의원 48명이 연판장을 돌린 바 있다.
나 후보는 최근 ‘드럼통 퍼포먼스’ 논란 이후 극우 커뮤니티의 악의적 프레임을 차용했다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선 “그냥 그게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재명 후보를 부르는 별칭 중의 하나다. 드럼통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또 잘 아실 거고, ‘이재명 후보가 되면 위험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다 담긴 거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 후보가 언급한 ‘드럼통’은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등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악의적으로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드럼통은 2013년 개봉한 영화 ‘신세계’ 등에서 조직폭력배들이 시신을 유기할 때 등장하는데, 이 내용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허위사실 공표죄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그는 “그럼 커뮤니티 사이트에 막 돌아다니는 얘기인데 저를 고발하실 거면 (누리꾼들을) 다 고발하시라고 하라”고 되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