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홍준표·김문수 ‘3강 구도’ 굳어져
安·羅 남은 1자리 두고 쟁탈전 시작
11명 후보 등록… 오늘 1차 컷오프
安·羅 남은 1자리 두고 쟁탈전 시작
11명 후보 등록… 오늘 1차 컷오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성장하는 중산층’ 정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나경원 의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직접 드럼통에 들어가 찍은 사진. 이병주 기자, 나경원 의원 인스타그램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연이어 경쟁 상대인 한동훈 전 대표를 때렸다.
각각 ‘반탄파’(탄핵 반대)와 ‘찬탄파’(탄핵 찬성)로 분류되는 나 의원과 안 의원이 동시에 한 전 대표를 겨눈 건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치러지는 1차 경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러 여론조사 수치상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 전 대표의 ‘3강(强)’ 구도는 굳어진 상황에서 남은 한 자리를 두고 ‘한동훈 때리기’로 쟁탈전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15일 오전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는 이재명(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가장 큰 선물’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한 전 대표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핵심 인사라는 점, 총선 참패의 상징이라는 점, 정치적 자질과 능력 증명 불가, 본선 경쟁력 부족 등을 열거하며 ‘4불가론(論)’을 제기했다.
앞서 나 의원도 지난 13일 한 방송에서 “이번 조기 대선을 가져온 여러 원인을 생각하다 보면 한 전 대표만큼은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 전 대표에 날을 세웠다. 한 전 대표가 여당 대표였음에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에 찬성 입장을 밝혔던 점을 겨냥한 것이다.
한 전 대표 측은 안 의원에 대해서는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반면, 나 의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받아치는 분위기다.
실제 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TV토론 장면이 담긴 사진을 나 의원의 방송 발언과 함께 올리며 “통진당 닮지는 말아야죠”라고 맞받아쳤다. 당시 이 후보는 “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선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오히려 보수가 결집해 박 후보가 당선됐던 일을 연상시키려는 의도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의 기존 주류 세력들이 한 전 대표의 후보 선출을 막으려는 의도가 나 의원의 공격 이면에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안 의원은 (한 전 대표에 쏠린) 찬탄 표심을 얻어야 자신이 4등을 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냐”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김 전 장관과 안 의원은 16일 오 시장과 각각 조찬, 오찬을 함께한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약자와의 동행’ 등 저의 비전과 함께해 주는 후보를 마음을 다해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대선 경선 후보자 모집에 총 11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서류심사 등을 거쳐 16일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