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박형준 부산시장이 2021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 명씨가 "박 시장을 본 적도 없다"며 직접 반박했다.

명씨는 1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 박형준 시장을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 황금폰에 박형준 시장과 통화, 문자, 카톡, 입력된 휴대전화 번호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대체 몇 번째냐. 검찰에 여러 번 말했다"고 덧붙였다. 강혜경씨는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시장이 명씨를 직접 찾아와 도움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강혜경 "박형준, 명태균 직접 찾아와 도움 부탁" 주장

명태균씨가 12일 페이스북에서 "박형준 시장을 본 적도 없다"며 반박했다. 페이스북 캡처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전 직원으로 '명태균 게이트'를 폭로해온 강씨는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2020년 12월 말쯤 박 시장이 직접 경남 창원까지 명씨를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 때 박씨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 명씨가 관련 자료를 만들었는데, (나에게) ‘상대 후보가 박씨 개인 신상과 관련해 했던 이야기를 따로 뽑아 달라’고 해서 전달했다. 그걸 명씨가 가지고 2020년 12월에 ‘박형준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씨가 진행했던 박 시장 관련 여론조사가 6, 7건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비공표 여론조사도 있었고, 여의도연구원에서 의뢰했던 조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여론조사 비용에 대해서도 "통장에 들어온 게 확실치 않다. 통장으로 들어왔으면 차명으로 들어왔거나 했을 텐데 현금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통장 기록이 안 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쪽(박 시장 측)에서 만약 ‘나 돈 안 줬어, 조사한 게 없어’라고 해버리면”이라고 언급했다. 차후 명씨와의 관계를 부인하기 위해 현금으로 지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해당 비용의 액수를 묻는 질문에는 “금액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 강혜경 "박형준, 명태균 직접 찾아와 도움 부탁"... 朴 "날조된 거짓말"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1109360004990)

朴 "날조된 거짓말" 반박...명태균 역시 "朴 본 적도 없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2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박 시장은 강씨 주장에 대해 "100% 날조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명씨와 일면식도 없고 전화 통화 한 번 한 적도 없다"며 "따라서 2021년 재·보궐선거 과정은 물론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명씨를 만난 적도,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선거 전략을 문의한 적도, 여론조사 비용을 전달한 바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흠집 내려는 정치적 음모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1월에도 관련 의혹을 언론에 제기한 강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강씨 역시 박 시장을 경찰에 맞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명씨는 지난 9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 검찰,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 연이틀 불러 조사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1117170002255)

한국일보

한소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