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9∼15일 파리서 특별전
4·3 피해 신고서·'순이삼촌' 등 핵심 사료 공개
4·3 피해 신고서·'순이삼촌' 등 핵심 사료 공개
파리서 열린 제주 4·3 특별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제주 4·3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2025.4.11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제주 4·3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2025.4.11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948년 음력 10월 16일 낮 당시 노형리 월랑부락 대로변에 살고 있었는데, 9연대 군인들이 지나가면서 붙잡아 간 것이 마지막이었음. 그 후 몇 년 후 죽성부락에서 시신을 찾아다가 매장하였음"
한국 현대사의 비극, 제주 4·3 사건이 바다 건너 프랑스 파리에서 아픈 상처를 드러냈다.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찾아보는 제주 4·3 사건보다 그 시절을 살아 낸 이들이 직접 써낸 '피해 신고서'가 날 것 그대로의 참극을 증언하고 있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맞춰 그 역사의 일부를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제주도가 2023년 11월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하며 제출한 1만4천여건의 기록물 중 피해 신고서 등 핵심 사료들을 모았다.
전시는 4·3의 발단, 당시 군법회의 수형인 기록과 유족들의 증언, 진실 규명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과 화해의 과정을 시간순대로 보여준다.
군사독재 시절 금기였던 제주 4·3 사건을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된 1978년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 삼촌'도 전시회의 한편에 자리했다. '순이 삼촌'은 문학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세계기록유산에 포함됐다.
제주 4·3을 세계에 알린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 번역판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전에 현기영 소설가의 작품 '순이삼촌'의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판이 전시돼 있다.
현 작가의 '순이삼촌'은 4·3의 참상과 아픔을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작품이다. 2025.4.11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전에 현기영 소설가의 작품 '순이삼촌'의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판이 전시돼 있다.
현 작가의 '순이삼촌'은 4·3의 참상과 아픔을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작품이다. 2025.4.11 [email protected]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제주 4·3 사건을 주제로 쓴 '작별하지 않는다'도 소개됐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 9일(현지시간) 시작했으나 개막식은 11일 열렸다.
마침 전날 밤 11시께 유네스코가 제주 4·3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해 개막식 참석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진명기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수십년간 말하지 못한 진실, 기억에서조차 지우길 강요당한 그날의 기억들이 마침내 세계기록유산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며 "이제 제주 4·3 사건은 세계가 함께해야 할 기억이 됐다"고 감격해했다.
'순이 삼촌'의 현기영 작가도 "제주 4·3 사건의 기억과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은 인류가 제주 4·3을 통해 전쟁과 국가 폭력의 잔혹함을 되새기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파리에서 제주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념 특별전 개막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전에 피해자와 유족들이 작성한 피해신고서가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개최됐다. 2025.4.11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전에 피해자와 유족들이 작성한 피해신고서가 전시돼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개최됐다. 2025.4.11 [email protected]
김종민 제주 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 4·3 사건은 당시 인구 10분의 1이 희생된,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참혹한 학살이지만 한편으론 비극의 역사를 극복해내고 평화와 인권의 정신으로 승화시킨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의미 부여했다.
김창범 4·3 희생자 유족회장은 "4·3 당시 삶과 죽음의 길을 넘나들고 참혹한 기억을 지금까지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는 생존자와 유족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남겼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오영훈 제주지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오늘은 제주에서 시작된 진실의 여정이 세계유산으로 다시 쓰인 날이며, 침묵을 강요받은 목소리가 인류의 기억으로 거듭난 역사적인 날"이라며 오랜 시간 진실 규명을 위해 애써 준 이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제주 4·3 기록물 살펴보는 현지 관람객들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전을 찾은 현지 관람객들이 4·3 관련 기록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개최됐다. 2025.4.11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린 제주 4·3 특별전을 찾은 현지 관람객들이 4·3 관련 기록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제주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개최됐다. 2025.4.11 [email protected]
제주 4·3은 한국의 역사지만, 냉전 시대에 벌어진 국가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라는 본질이 외국인의 관심을 끌어들였다.
전시물을 주의 깊게 보고 있던 프랑스인 스테판(59) 씨는 "이 전시는 보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며 "모든 인간 공동체, 모든 문명, 모든 대륙이 잔인함과 권위주의를 겪었고, 국가폭력의 비겁함에 맞서기 위해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이 희생양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억들은 반드시 살아있어야 한다"며 후세대를 위한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30년 넘게 산 교포 김모(61) 씨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특별전을 찾았다고 했다.
김씨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데 사실 잘 몰랐다"며 "당시 미군정 치하였을 때인데 그 당시 한국인과 미군 사이에 결정 체계가 어땠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찾기 쉽도록 전시회가 파리 중심부에서 열렸으면 더 나았겠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이번 전시는 15일까지다.
"감사합니다 싸워주셔서"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 4·3 특별전 한편에 관람객들이 남긴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5.04.11 [email protected]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파리 국제대학촌 한국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 4·3 특별전 한편에 관람객들이 남긴 메시지가 붙어 있다. 2025.04.1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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