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제주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습니다.
국가폭력에 목숨을 잃은 희생자 유족들의 증언과 진실 규명의 과정이 담긴 기록 등이 전 세계의 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 받은 건데요.
이소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제주4·3사건 당시 수형인 명부입니다.
공산주의자로 몰려 사형 당하거나 수감된 2천530명이 고스란히 기록됐습니다.
"감옥에 있지만 건강하고 곧 돌아가겠다"며 수형인들이 대구형무소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 25장도 가슴 아픈 기록으로 남았습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군과 경찰이 이들을 집단학살했기 때문입니다.
[문혜형/4·3수형인 고 문순현 씨의 딸]
"어머니가 너무 아버지에 대한 그것(엽서)을 간직하는 걸 보고, 정말 쓸데없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어머니 마음은 그래도 온다고 했는데 온다고 했는데 그 말만 믿고…"
수형인 명부와 엽서 등 제주4·3기록물 1만 4천673건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세계의 기억, 제주!"
역사적 가치와 보편적 중요성이 모두 인정된 겁니다.
[김창범/4·3희생자 유족회장]
"4·3기록물 (유네스코) 등재로 인해서 4·3왜곡으로부터 상처가 덜 받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국제자문위원회는 특히 4·3기록물에 대해 "국가폭력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화해와 상생을 향한 지역사회의 민주주의 실천이 이룬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등재된 4·3기록물 가운데 희생자 유족 증언이 1만 4천601건으로 가장 많은데, 이 가운데 97%는 1990년대 제주도민들이 직접 손으로 써서 낸 피해신고서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겁니다.
[강덕환/당시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 조사요원]
"(4·3 피해 신고자들에게) 국수라도 따뜻하게 한 그릇 드시고 가라고 '거마비' 조로 만 원을 드렸는데 이것을 안 받겠다고 이렇게 얘기 들어주는 것만도 고맙다고 했던 게 그 당시 시절이었고…"
진상규명과 화해를 위한 시민운동기록 42건과, 지난 2000년 4·3 특별법에 대통령이 서명한 문서 등 정부 진상조사 관련 기록 3건도 포함됐습니다.
[김대중/전 대통령 (지난 2000년 1월)]
"4·3사건의 진상과 명예를 회복시키는 문제, 여기에는 수많은 희생자와 유가족들과 그 친지들의 한이 서려 있고…"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노력이 7년 만에 결실을 맺었는데요.
제주4.3이 담고 있는 평화와 인권, 화해와 상생의 가치가 전 세계에서 인정 받았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호, 김보성, 박재정(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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