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6대 띄워 인도산 아이폰 긴급 수송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발표를 앞두고, 애플이 전세기를 띄워 ‘관세 회피 작전’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 150만 대를 실은 대형 화물기가 인도에서 미국으로 긴급 공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애플의 치밀한 대응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지난 3월부터 대형 화물기 6대를 동원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대량 공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대부분의 국가를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예고한 직후, 애플은 관세가 본격 적용되기 전에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고 제품을 미국으로 신속히 반입하는 ‘시간과의 전쟁’에 돌입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투입된 화물기들은 최대 100톤을 적재할 수 있는 대형 항공기로, 현재까지 약 600톤 규모의 아이폰과 액세서리가 미국으로 옮겨졌다. 아이폰14 한 대와 충전 케이블의 무게가 약 350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 150만 대가량의 아이폰이 하늘길을 통해 이동한 셈이다.
애플의 대응은 단순한 공수 작전에 그치지 않았다. 인도 타밀나두주의 첸나이 공항에서는 통관 시간을 30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했고, 일요일에도 폭스콘 공장을 풀가동해 1대라도 더 생산해 내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현재 미국에 수입되는 아이폰의 약 20%는 인도산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관세 조치로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125%의 관세가 부과된 반면, 인도산 제품에는 26% 수준만 적용돼 차이가 크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애플이 인도 생산 비중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인도에 이미 3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재 추가로 2곳의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미·인도 간 무역 협상에서 관세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인도는 ‘애플의 탈중국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