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 해외 제품 5~10% 인상
지방시 립스틱 340달러→360달러로
지방시 립스틱 340달러→360달러로
해외 배송을 기다리는 아마존닷컴 박스들이 시애틀 보잉 격납고의 아마존 프라임 에어(Prime Air) 화물용 보잉 767 항공기 근처에 쌓여 있다. AP연합뉴스
[서울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를 상대로 내놓은 고율 관세 정책에 글로벌 브랜드 제품 가격도 줄줄이 오름세다. 립스틱부터 운동화, 의류, 게임기까지 5~10% 가격이 인상되며 온라인 직구족들의 지갑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9일(현지 시간) SCMP는 아마존 등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발맞춰 주요 수입 소비재 가격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다음달 2일부터 800달러 이하 소액 직구 물품에도 최대 30%, 또는 개당 25달러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6월 1일부터는 개당 50달러로 상향된다. 동시에 중국산 제품에는 34%, 일본산에는 24%의 고율 관세가 예정돼 있다.
아마존에서는 욕실 환풍기와 LED 조명 등 인테리어 품목과 신발 등이 하루 만에 5~15달러 인상됐다. 340달러에 팔리던 프랑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지방시' 립스틱은 360달러로 가격이 올랐다. 닌텐도는 신작 '마리오 카트 월드' 가격을 기존 최상위 게임보다 14% 높은 79.99달러로 책정했다.
일괄 가격 인상을 예고한 글로벌 브랜드도 있다. 싱가포르 신발 브랜드 '어나더솔'은 고객들에게 메일을 보내 "관세 부과시 전 제품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무역 환경이 보다 공정하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된다면 다시 가격 인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홍콩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인상 소식을 듣고 관세 부과 전 구입 행렬이 이어지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이번 관세 정책이 글로벌 소비자 가운데서도 특히 홍콩에 타격이 클 것으로 봤다. 홍콩은 이제까지 소매가격 800달러 미만의 국제 배송에 대해 관세가 면제되던 '디 미니미스(de minimis)'의 대표적 국가였기 때문이다. 특히 홍콩의 대미 수출은 단가가 높은 전자제품 중심으로 구성돼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입법회 도소매업계 대표인 시우 카파이 의원은 "중국 본토에서 수입되는 제품은 자유무역항 정책 덕분에 아직까지는 관세 영향을 피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미국 수요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업체들이 가격을 전반적으로 인상할 경우, 홍콩 내 본토산 제품 가격도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