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국, 일본 동맹 우선 협상”
베센트 재무, 그리어 USTR 대표 등이 협상 주도
베센트 재무, 그리어 USTR 대표 등이 협상 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행정명령 서명을 하기 위해 백악관 이스트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국가별 상호관세가 9일(현지시간) 발효된다. 동맹인 한국은 25%, 패권 경쟁국인 중국에는 104%의 관세 부과가 예정된 가운데 백악관은 동맹국과는 ‘맞춤형’ 협상 의지를 나타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미국 해방의 날(상호관세가 발표된 4월 2일) 이후 약 70개국이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연락을 취해왔다”며 “대통령은 오늘 아침 무역팀을 만나 협상을 요청하는 모든 국가와 맞춤형 무역협상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통화한 사실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통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협상 사례’로 함께 언급됐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악관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관세 협상이 미국 국익을 위한 방향이 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럼프의 메시지는 ‘최고의 제안을 갖고 오면 들을 것’이란 것”이라며 “미국 노동자에게 이익이 되고 미국의 심각한 무역 적자를 해결할 수 있을 때만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이 직접 거론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과의 협상은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긴밀한 동맹이자 교역 파트너 중 일본과 한국 두 국가를 분명히 우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관세 협상을 위해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했다.
다만 백악관이 밝힌 것처럼 협상은 미국의 국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단기간에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협상 마감 시한이 있느냐는 질의에 “대통령은 일을 처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도 “대통령은 이 협상이 미국 노동자와 제조업에 좋고, 이들 국가와의 심각한 적자를 해소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그리어 USTR 대표도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 “상호주의를 달성하고 우리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열려 있다”면서도 “대통령은 단기에는 면제나 예외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중국에 대한 104% 관세 폭탄도 재확인했다. 레빗은 “보복을 선택하고 미국 노동자에 대한 학대를 두 배로 늘리려는 중국과 같은 국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그래서 중국에 대한 104% 관세는 발효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이 협상을 원한다고 믿고 있다. 다만 그들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며 “대통령은 중국이 협상을 위해 손을 내밀면 엄청나게 관대해질 것이지만, 미국인에게 최선이 되는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센트 재무장관도 중국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이 유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서 우리가 잃을 게 뭔가”라고 물으며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양은 그들이 우리에게 수출하는 양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건(관세 전쟁) 그들에게 불리한 게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