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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일제 하락 속 선방하는 ‘중화 AI’ 경제+ 미국발 글로벌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오는 10일을 기준으로 미국산 수입품에 34% ‘맞불 관세’를 발표했다. 무역전쟁이 거세질수록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커져 세계 증시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 증시는 미국·유럽에 비해 비교적 낙폭이 작다. 특히 지난해까지 부진하던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반등세가 뚜렷하다.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도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등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증명한 데다, 미국 증시 조정이 맞물려 AI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현재 주가보다 미래 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중국판 ‘M7(매그니피센트7)’은 어디일지 선별해봤다.
최근 각종 악재에도 중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건 가격적인 매력과 미국 증시 하락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전 세계가 ‘중화 AI’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근본적인 배경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 AI 기업들이 아직 주가 상승기 초입에 있다고 본다. 투자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내부에서 감지되는 의미 있는 변화에 주목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10대 미래전략산업을 선정하고 전방위적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AI, 체화지능, 스마트 디바이스(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디지털 경제, 친환경 커넥티드카, 양자기술, 6G(6세대) 통신, 상업용 우주항공, 바이오테크 등이다. 중국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전년보다 10% 늘어난 3981억 위안(약 80조원)이며, 1조 위안(약 201조원) 규모의 첨단기술 창업투자펀드도 설립하기로 했다.

박경민 기자
증시는 호재를 곧바로 반영했다. 중화권 대표 우량 대기업 50개로 구성된 홍콩 항셍지수는 4월 3일 기준 연초 대비 16.44% 올랐고, 기술 중심 성장주 30개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같은 기간 21.93% 올랐다. 미국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100 지수가 이 기간 11.70%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강점은 정부가 한번 육성 산업을 지정하면 그 기조가 10~15년 정도 이어진다는 점”이라며 빅테크 지원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경민 기자
중국 AI 기업들의 역량은 주가 상승을 이어갈 수준일까. 지난달 6일 중국 스타트업 모니카가 선보인 자율형 AI 비서 ‘마누스’는 1월 공개된 딥시크나 챗GPT를 만든 미국 오픈AI의 딥리서치보다 일부 검증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역량을 과시했다. 텐센트가 지난 2월 말 공개한 추론AI ‘T1’은 ‘딥시크 R1’보다 추론 속도는 빠르면서 비용은 적게 든다. 바이두가 최근 내놓은 추론 AI ‘어니(Ernie) X1’ 역시 오픈AI의 ‘GPT-4.5’ 모델을 여러 기준에서 앞서면서도 이용료는 100분의 1 수준이다.

차준홍 기자
전문가들은 역량에 비해 중국 기업 주가가 저평가돼있단 점에 주목한다. M7(마이크로소프트·애플·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메타·테슬라) 시가총액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7%라면, 중국 GDP에서 주요 기술주인 ‘테리픽10(Terrific10)’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은 6.5%밖에 안 된다. 항셍테크지수는 직전 고점이던 2021년 2월 17일 대비 48.54% 수준밖에 회복되지 않았다. 신승웅 연구원은 “현재 기준 항셍테크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7~18배 수준”이라며 “지난 5년 평균(약 24배)과 비교하면 주가는 아직 평균보다 하단”이라고 말했다. 조철군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최근 중국 기술주의 분기 실적, AI 관련 실적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국 AI 생태계 안에서도 ▶미드스트림(플랫폼·클라우드·API서비스 등)과 ▶다운스트림(로봇·핀테크·헬스케어) 분야가 주목받는다.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업스트림 분야는 이미 지난해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 비해, 미드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은 발전 경로가 보다 다양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 주가도 더 상승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전문가들은 분야별 1위 기업들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차준홍 기자
대표적인 기업이 텐센트다. 텐센트는 약 12억명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 겸 메신저인 위챗과 QQ에서 거둬들인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AI인 훈위안을 최적화하고, 자사의 SNS·게임·헬스케어에 응용한다. 수익원도 게임·광고·클라우드 등 다양하다. 알리바바는 중국 내 이커머스·클라우드 분야 1위 기업이다. 자체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전자상거래·물류·고객센터는 물론 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까지 AI를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의 12개월 선행 PER은 12~13배 수준으로, 크게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 많다. 자율주행과 로봇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LiDAR) 센서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로보센스도 주목된다. 로보센스는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가 발전하면 두 분야 수혜를 동시에 받을 수 있고, BYD·샤오펑·샤오미 등 중국 주요 전기차(EV)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에 대응해 중국이 반도체를 국산화하려면 SMIC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박경민 기자
중국 투자를 고려한다면 기술·인터넷·AI·로봇·클라우드·핀테크 등 총 6개 분야 상장지수펀드(ETF)를 조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단순히 항셍테크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외국인이 매수할 수 없는 중국 본토 주식도 간접적으로 보유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분야별 ETF로는 ▶‘KraneShares Hang Seng TECH(티커 KTEC)’ ▶‘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KWEB)’ ▶‘E Fund Artificial Intelligence (159819.SZ)’ ▶‘ChinaAMC CSI Robot (562500.SH)’ ▶‘E Fund CSI Cloud Computing & Big Data(516510.SH)’ ▶‘Hwabao WP CSI Fintech Theme (159851.SZ)’ 등이 있다.

여전히 중국 투자엔 위험 요인도 남아 있다. 첫째, 부진한 중국의 내수 경기다. 중국 가계의 예금 잔고는 약 15조~20조원으로 대출 잔고(5조원 미만)보다 훨씬 크다. 소비 심리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받아줄 수 없다. 둘째,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국 규제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으로 경기 호전의 신호가 될 수 있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 반등은 내년 초까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 AI 제품들은 아직까지 내수용이라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판매될 수 있느냐는 아직 물음표”라며 “미국의 관세 충격이 명확해지는 2분기 중국 실물경기 지표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 연구원은 “미국 규제마저도 중국 기업들이 알아서 돌파할 수 있다는 걸 딥시크가 보여줬다. 시간이 걸리지만 중국 기업들이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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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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