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빌딩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 사진=한국경제신문
재계는 4월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 선고를 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걷힌 만큼 경제 회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전쟁과 내수 침체 등 글로벌 통상 질서가 변화하며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대외 협상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맞는 미국의 25% 상호 관세 부과 조치는 한국 경제에 ‘재앙’ 수준의 충격파를 가져올 전망이다.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등 주력 수출 산업의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상호 관세 부과 조치로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발 관세 충격에 맞서 기민한 협상으로 국가적 피해를 최소화할 카운터파트가 없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대응이 가장 시급한데 차기 대선까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대응하게 돼 협상할 카운터파트너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탄핵 찬반으로 인한 국론 분열 극복이 시급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기업 관계자는 “관세 등 글로벌 리스크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국내만큼은 화합해서 위기 극복에 나서길 바란다”며 “국내 갈등으로 기업들 손이 묶이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시장조차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기 대선 국면 전환으로 약 두 달간 리더십 공백과 정치적 혼란이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새로운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동안 국내외 투자에서 어떤 방향성을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다”며 “이번 헌재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안정되고 미래에 대해 발전적 논의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만큼 과거형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도 이날 일제히 논평을 내고 조속한 국정 정상화를 통해 경제 회복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 침체와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미국 관세 조치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엄중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이제는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넘어 국정이 조속히 정상화되고,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제는 경기회복과 민생경제 활력 제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며 “경제계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등 본연의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부와 국회는 국정운영 공백과 국론분열에 따른 사회 혼란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여야를 초월한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며 “노사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도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사회 안정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현시점 국민의 집단 지성에 기반해 도출한 최종 결과”라며 “여야는 물론 이념적 차이를 막론한 모든 사회 구성원이 국가 공동체의 안녕에 대한 책무를 바탕으로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정부의 강경한 정책 기조가 우방국에까지 과도한 관세 부과로 현실화하는 등 최악의 글로벌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공식·비공식 외교적 채널을 전면 가동하고 기업과의 시너지를 견인할 효율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빠르게 가동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