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계엄군 투입도 위헌·위법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행위를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부정선거 의혹 해소를 위해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윤 전 대통령 주장에 대해서도 “현저히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정선거 의혹이 계엄을 정당화할 수 없고, 타당한 주장으로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4일 윤 전 대통령이 계엄 당시 선관위에 군을 투입한 것에 대해 “영장 없이 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도록 한 것은 영장주의 위반이자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며 “법치·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행위”라고 했다.
그간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관위가 헌법기관이고 사법부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있어 압수수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선관위는 선거 소송에서 법원 검증에 응했고, 수사기관 압수수색에도 응해 왔다”며 “부정선거 의혹은 선거 소송이나 형사 절차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했다.
헌재는 “단순히 ‘어떤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윤 전 대통령 측 부정선거 의혹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선관위가 국정원 보안점검을 받으면서 전체 장비의 약 5%만 점검에 응했다는 주장에 대해 헌재는 “당시 선관위는 점검 대상으로 국정원이 요청한 장비를 전부 제공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선관위는 22대 총선 전 사전우편 투표함 보관 장소 CCTV 영상을 24시간 공개하고, 개표 과정에 수검표 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계엄 당시 한국이 북한 및 중국의 여론전 등 ‘하이브리드전’ 상황에 있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평상시의 권력행사 방법으로 대처할 수 없는 중대 위기 상황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정황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하이브리드전’에 대해 국회에 병력을 동원해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