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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이후 123일간의 탄핵 정국이 막을 내렸다. 조기 대선을 통해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는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정치권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산적한 경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4월 9일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관세 폭탄 대응은 물론이고 환율 불안, 내수 침체, 주력 산업의 위기 심화, 의료공백 등 경제, 사회 전반에 퍼진 악재가 누적된 상황에서 리더십의 부재를 보완하기 위한 협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25% 관세, 초당적 대응 필요가장 시급한 문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다. 한국에 25% 관세율이 부과된 상황에서 이를 조율하고 협상에 나설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경제 사령탑이었던 유일호 전 부총리는 "경제 회복을 위해 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을 초당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양당이 합의해서 관세에 대한 법안을 마련하든가 대응책을 빠르게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당에서도 관세를 위한 초당적 TF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위 인사는 “탄핵 이후 몇 개월간 경제 리더십에 공백이 생길 텐데 이를 메우기 위한 여야 간 공동 협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경제팀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관세 협상을 위한 공동 TF를 구성해 특정 정당이나 정권의 방침을 넘어서 일관적인 정책을 가지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호 관세율이 일종의 '상한선'인 만큼 추후 협상 과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일본처럼 정상외교가 가능했다 하더라도 크게 얻는 것 없이 내어주기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선관세·후협상 전략을 취하고 있는 만큼 한국 경제에 치명타를 입히지 않으면서도 미국이 인정할 수 있을 만한 종합적인 투자 패키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가 꾸려지려면 2개월 이상이 공백기로 남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는 것도 부담이다. 인수위 부재는 정책의 연속성 및 일관성 부재로 이어질 수 있고 국제 현안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부처의 고위급 인사가 지연되거나 신속한 내각 구성이 불가능해질 경우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불안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

오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일까지의 국정 운영을 맡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역할은 더 커졌다. 한 권한대행은 헌재 결정에 따른 사회 분열을 막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發) ‘관세전쟁’에서 국익 저하를 막는 데 전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권한대행은 헌재 결정이 내려진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겠다”며 “통상전쟁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한 대처에 일체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각종 재난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치권과 국회에 “차이를 접어두고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총리실은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때 각각 고건·황교안 권한대행을 보좌한 경험이 있어 국정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산업계 역시 통상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대통령이 직무 정지돼 있는 가운데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대면할 수 있는 인사는 재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찾기 어려웠다. ‘정상외교’가 사라진 상황에서 정부의 외교나 협상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수차례 미국을 방문했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면담했을 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 한번 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접점을 만든 정치인은 한 명도 없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이끈 대미 사절단이 지난 2월 21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취임 선서식을 3시간 앞두고 어렵사리 만나 우리 기업들의 입장을 전달했고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미국에 3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백악관에서 발표했지만, 미국 정부가 발표한 관세 조치에서 그에 따른 실질적인 혜택은 전혀 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한구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연구위원은 한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정책 결정을 주도하는 ‘톱 다운(Top-down)’ 스타일인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장관이나 실무자급 인사들이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하고 장관이나 아래 실무자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며 “정상 대 정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그 점이 안 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정치 환경이 안정돼 대미 협상에 힘을 실어줘야 우리한테도 더 좋은 합리적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추경' 집행 가능성 커
그래픽=정다운 기자

위기감 속에 추경 등을 통한 재정 역할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관 연구기관장들은 무역금융, 수출 바우처 등 수출 지원에 중점을 두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필수 추경’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신속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내수를 살리기 위해 20조원 내외 규모의 추경이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등 NH증권 리서치본부는 “향후 주식시장 향방을 결정할 중요 요소 중 하나는 추경 규모”라며 “20조원 이상으로 집행된다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도 반등할 수 있고 이 경우 한국 장기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탄핵 인용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해소된 만큼 올해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 하단을 2250에서 2380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탄핵 선고가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구조 개편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양당 모두 조기 대선에서 산업구조 개편에 대한 공약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계기업이나 좀비기업까지 세금과 행정자원을 낭비해 지원하기보다는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산업을 고도화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금리 상승, 경기 부진 장기화 등으로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19.5%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국 중 미국(2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대선이 시작되면 양당에서 산업구조조정에 대한 공약을 가지고 나올 텐데, 새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尹 정권 추진했던 의료 개혁 중단 요구도
탄핵을 계기로 윤 정권에서 추진했던 의료 개혁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에서 추진되던 잘못된 의료정책들을 중단하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을 합리적으로 재논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현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의료농단 사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이번 파면 결정으로 정부 쪽 대화 상대가 한 총리로 명확해진 만큼, 의정 논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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