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서 0.9%로 전망치 낮춰
고관세發 타격···주요IB 첫 0%대
산업생산 기술업종으로 쏠림 우려
올 실질 수출 성장률 1.3% 전망
물가는 석달째 2%대···경제 비상
고관세發 타격···주요IB 첫 0%대
산업생산 기술업종으로 쏠림 우려
올 실질 수출 성장률 1.3% 전망
물가는 석달째 2%대···경제 비상
미국 뉴욕의 JP모건 본사. 연합뉴스.
[서울경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이 올해 우리나라가 0%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발(發) 관세 쇼크로 수출까지 부진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하는 가운데 물가마저 석 달째 2%대를 기록하는 등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진단이 나온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2%에서 0.9%로 0.3%포인트 내렸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당시 1.7%였던 성장률 전망치를 12월 이후 세 차례나 인하해 반 토막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글로벌 IB 가운데 0%대 성장률을 내놓은 곳도 JP모건이 처음이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미 행정부의 산업별 관세 조치로 한국의 실질 수출이 둔화될 것”이라며 “연간 수출 증가율도 1.3%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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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로 韓 실질 수출 타격…주요 교역국 성장둔화도 악재"
JP모건은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여파로 한국의 올해 수출 증가율이 1.3%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9%로 낮춘 배경에는 미국 관세 부과 조치와 이에 따른 수출 둔화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우리나라 수출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쳐 전체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 JP모건은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실질 수출 성장률이 1.3%에 그치고 이에 따라 제조업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3%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질 수출은 수출에서 물가 요인을 제거한 수치로 올해 경제단체가 예상하는 수출 증가율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수출 증가율을 2.7%로 예상했고 한국경제인협회는 자동차와 철강 수출 감소 여파로 올해 수출 증가율이 1.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영향으로 중국과 유럽 등 우리나라의 주요 시장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분석됐다. JP모건은 “주요 교역국의 성장 둔화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성장률 하향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업생산 내에서는 기술 부문과 비기술 부문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점이 지적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기술 업종의 생산은 전월 대비 2.2% 증가했고 3개월 추세 성장률도 17.9%로 강한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비기술 업종은 0.4% 성장하는 데 그쳤고 3개월 추세 성장률 역시 사실상 정체 상태인 0.1%에 불과했다. 반도체와 같은 기술 업종으로 산업생산의 쏠림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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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건설 내수 등 부진도 성장률 하방압력 키워…물가도 불안한 흐름 지속
이와 함께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국내 내수 시장 부진도 성장률 하향의 원인이 됐다. 서비스업은 1월 -0.9%에서 2월 0.5%로 소폭 회복됐으나 1분기 성장률 하방 리스크를 상쇄하기에 충분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JP모건의 분석이다. 또 건설업은 2월 1.5% 반등했지만 직전 6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난 것에 불과하다고 봤다.
전문가들 또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구조상 수출 변동성이 우리 경제 전반의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대체 가능한 물건들은 관세가 붙으면 막대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시장만으로는 수요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 리스크가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물가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물가는 전년 대비 2.1% 올라 석 달 연속 한은의 물가 목표치(2%)를 웃돌았다. 통상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내수 부진과 고환율 탓에 통화정책을 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물가가 대체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자평하지만 먹거리 중심으로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물가 상승률은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발표와 달리 집값을 반영한 체감물가는 4%대”라면서 “성장률이 1%대에 머문 상황에서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어 우리 경제가 위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