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압복을 착용한 경찰 기동대가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부근 안국역사거리에 배치돼 있다. 경찰은 선고 당일인 4일 경찰력 100%를 동원하는 ‘갑호비상’을 전국에 발령했다. [연합뉴스]
4일 헌법재판소와 서울 광화문, 한남동 일대에는 수십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측이 신고한 집회 인원은 16만여 명이지만, 경찰은 실제로 더 많은 인원이 모일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당시 서울 도심 거리에 20만 명 이상 시민이 나왔었다.
탄핵 찬반 단체들은 하루 앞둔 3일부터 4일 오전까지 밤샘 집회를 예고하고 막판 세 결집을 벌였다.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선고 시각까지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6번 출구 쪽 율곡로 일대에서 ‘끝장 대회’를 벌인다. 당일 경찰에 약 10만 명을 신고했다. 탄핵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도 4일 오전 10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2만 명 집회를 신고했다.
앞서 비상행동은 이날 “헌재에 ‘8대 0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는 내용의 긴급 탄원서와 100만 명의 서명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비상행동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8개 야당과 함께 지난 3일간 긴급 탄원서를 모았다. 민주노총은 오후 2시 경복궁역 인근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1박2일 농성투쟁과 함께 “기각 시 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의결했다. 직장인 박모(27)씨는 “역사적인 날 집에 있을 수 없어서 이틀 연속 연차를 냈다”고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이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측은 이날 오후 10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24시간 철야 탄핵 무효 집회’를 진행했다. 대국본은 이어 4일 오전 10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를 열고 11시 선고 생중계를 볼 예정이다. 집회 인원은 4만 명을 경찰에 신고했다. 인천에서 온 한모(72)씨는 “무조건 기각돼야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와도 한쪽이 승복을 안 할 것 같다”고 했다.
당일 수십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 갈등이 고조돼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날 실망한 지지자들이 경찰 버스를 탈취하는 등 극심한 혼란 끝에 집회 참가자 4명이 숨진 바 있다. 이에 경찰은 선고일 전국 경찰관서에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경찰력 100% 동원 태세를 갖추기로 했다. 서울에만 210개 부대 소속 1만4000명 경력을 집중 배치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열상감시장비(TOD)와 정찰기 운용 등 대북 감시 태세를 격상하기로 했다.
경찰은 헌재 인근 150m 반경의 통행을 전면 제한하는 진공 구역을 만들었고, 찬탄·반탄 집회 구역을 분리하는 ‘완충 구역’도 만들었다. 버스 160여 대, 트럭 20여 대 등으로 차벽을 겹겹이 세워 양방향 통행을 차단해 만들어진 거대한 빈 공간이다. 서울교통공사는 3일 오후 4시부터 4일까지 안국역 열차를 무정차 운행한다. 광화문 일대 도심을 운행하는 주요 버스도 우회한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경찰은 폭력·손괴 등 묵과할 수 없는 불법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으로 현장에서 검거하는 등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대 회사와 은행들은 재택근무와 휴점을 하기로 했다. GS건설, LX인터내셔널 등이 안전사고 등을 이유로 직원 재택근무 방침을 공지했다.